블랙핑크 콘서트도 보이콧…남중국해 ‘9단선’ 뭐길래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7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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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민당 시설인 1947년 전신 '11단선 지도' 제작
1953년 지도서 11단선→9단선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법적 근거없다" 판결

걸그룹 블랙핑크의 베트남 공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문제가 된 남중국해 9단선이 무엇인 지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은 베트남 문화부가 오는 29~30일 블랙핑크 투어를 주최한 공연 기획사 ‘iME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은 일부 베트남 네티즌들의 보이콧 주장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 2장을 샀는데, ‘소의 혀’(9단선을 비유한 표현)가 표기된 지도를 보고 그만두기로 했다. 난 애국자니까”는 등 반응을 보였다.

보이콧 주장이 다수 제기되자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브라이언 차우 iME 최고경영자(CEO)는 “즉시 검토해 베트남인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이미지들을 교체하겠다”며 “모든 국가의 주권과 문화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9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이 선 안의 해역은 남중국해 전체해역의 약 90%를 차지한다.

중국은 국민당 정부 시절인 1947년 9단선의 전신인 11단선 지도를 제작하면서 처음 선을 보였다.

명나라 시절 정화의 남해원정 당시 화교상인을 남중국해 총독으로 두고 오랫동안 관리해왔고 명나라 말기 장제쉬가 남중국해 서남단의 나투나섬에 왕국을 세웠다는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청나라, 민국시대에서 중국 어민들이 남중국해 각 해역에서 생활해온 문헌 기록 등을 토대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1949년 이후인 1953년 중국 정부가 반포한 지도에서도 기존 11단선을 9단선으로 축소한 해상 영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2009년에는 유엔에도 9단선을 제출했다.

다만 9단선 안에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등이 대부분 포함돼 있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2016년 7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9단선에 대해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런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9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계속 주장해 오면서 관련국들과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베트남은 9단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9단선 주장을 담은 영상물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베트남 당국은 지난 3일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 대해서도 영화 속 장면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온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3월 톰 홀랜드 주연 영화 ‘언차티드’도 같은 이유로 상영 금지됐고, 이에 앞서 2019년에는 영화 ‘어바머너블‘이 9단선 주장으로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도 ’바비‘ 개봉 금지를 논의 중이다. 필리핀은 같은 이유로 ’언차티드‘의 개봉을 금지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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