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뒤로 물체 떨어지고 52초 뒤 ‘펑’… 아베 피격 9개월만에 ‘日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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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본 서부 와카야마현의 한 항구에서 연막탄으로 보이는 것을 던진 한 남성이 땅에 쓰러져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현장에서 대피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3.04.15. 와카야마=AP/뉴시스
15일 일본 서부 와카야마현의 한 항구에서 연막탄으로 보이는 것을 던진 한 남성이 땅에 쓰러져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현장에서 대피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3.04.15. 와카야마=AP/뉴시스
일본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향해 20대 남성이 사제(私製) 폭발물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유세 중 사제 총에 맞아 숨진 지 9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치지 않았지만 전·현직 총리를 겨냥한 테러가 잇달아 일어난 데다 다음 달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임박한 시점이라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 26분경 오사카 남부의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의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선거 유세를 하기 직전인 기시다 총리를 향해 군중 속의 한 남성이 은색 쇠파이프 형태의 물체를 던졌다.

SNS 캡처
SNS 캡처
기시다 총리는 등 뒤에 무언가 떨어지는 동시에 현장에 소동이 일자 뒤돌아봤고, 곧바로 경호원이 방탄 커버를 펼쳐 들어 총리를 감쌌다. 물체를 던진 20대 남성 용의자는 주변 청중 등에게 곧바로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폭발물이 땅에 떨어지고 52초 뒤 “펑” 하는 폭발음이 났지만 기시다 총리는 그 전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 청중 수 명이 폭발물 파편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가 일본 효고현에 거주하는 24세 남성 기무라 류지라고 확인했다. 용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경찰은 용의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사건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15일 일본 서부 와카야마현의 한 항구에서 연막탄으로 보이는 것을 던진 한 남성이 땅에 쓰러져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현장에서 대피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3.04.15. 와카야마=AP/뉴시스
15일 일본 서부 와카야마현의 한 항구에서 연막탄으로 보이는 것을 던진 한 남성이 땅에 쓰러져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현장에서 대피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3.04.15. 와카야마=AP/뉴시스
기시다 총리는 23일 실시되는 후반부 통일지방선거 및 5개 지역구 중·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원 유세를 하던 중이었다. 기시다 총리의 유세 일정은 14일 여당 자민당 홈페이지와 입후보자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됐다. 지난해 피격된 아베 전 총리의 유세 일정도 사전에 공개된 바 있다. 한국에선 대통령 외부 일정은 보안상 철저히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에 붙인다.

유력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 사건이 거듭 발생하면서 일본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선거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5월 19~21일 열릴 G7 정상회의 경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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