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도 놓친 발견’…자신 이름 딴 은하 갖게 된 아마추어 천문학자

지구에서 약 1140만 광년 떨어져 있는 ‘도나티엘로 Ⅱ’ 은하는 이탈리아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주세페 도나티엘로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 명명된 것이다.

영국 데일리미러 등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조차 눈앞에서 놓쳐버린 도나티엘로 Ⅱ 왜소은하와 도나티엘로 Ⅱ 은하를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학자 주세페 도나티엘로에 대해 보도했다.

유럽 우주국(ESA)은 지난 10일, 한 장의 우주 사진을 공유했다. 단순히 광활한 우주의 한 부분을 무작위로 고른 듯한 사진은 사실 도나티엘로 Ⅱ 은하가 찍힌 사진이었다. ESA는 “만약 이 사진을 보고 있는 당신이 도나티엘로 Ⅱ 은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같은 처지입니다. 저희도 못 찾았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NASA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허블 망원경을 운영 중인 ESA는 허블 망원경을 통해 도나티엘로 Ⅱ가 위치한 장소를 촬영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NASA와 ESA가 만든 ‘은하 구분 알고리즘’들은 모두 도나티엘로 Ⅱ 은하를 특정해 내는 것에 실패했다.

NASA와 ESA의 은하 구분 알고리즘이 도나티엘로 Ⅱ를 놓친 이후, 허블 망원경으로 6년간 촬영된 모든 데이터는 연구 자금 부족을 이유로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했다. 해당 자료 공개 당시 ESA는 알고리즘이나 전문 인력이 아닌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자료에 남아있는 ‘특이사항’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ESA의 생각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오랜 경력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주세페 도나티엘로가 자료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주세페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처리한 끝에 결국 3개나 되는 새로운 은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세 은하는 각각 도나티엘로 Ⅱ, Ⅲ, Ⅳ로 명명됐다. ESA 측 대변인은 세 은하 모두 조각가자리 은하의 위성 은하라고 밝혔다.

ESA 대변인은 주세페의 발견에 대해 “최고의 알고리즘조차도 아직까지는 매우 희미한 은하를 잡아내는 것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도나티엘로 Ⅱ의 사례와 같은 까다로운 은하 식별 과정에서는 주세페와 같은 뛰어난 전담 인력이 직접 자료를 검토하는 ‘구식 방법’이 보다 더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주세페는 도나티엘로 Ⅱ, Ⅲ, Ⅳ를 구분해내기 위해 칠레에 위치한 빅터 M. 블랑코 망원경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