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법원, 명화 ‘최후의 만찬’ 훼손 환경운동가 5명에 벌금형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9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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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영국왕립미술아카데미의 전시장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 복제품에 접착제로 자신의 몸을 붙이며 석유개발에 항의한 5명의 기후변화 활동가들이 8일(현지시간) 런던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석유중단’ (Just Stop Oil)이란 환경운동 단체의 회원인 이들은 2022년 7월 런던미술박물관의 명화 틀에 자기들의 손을 접착제로 붙이고 벽에는 스프레이로 낙서를 휘갈기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과격한 행동을 해왔다.

8일 런던법원의 윌리엄 넬슨 판사는 이틀 간의 재판 끝에 5명 모두에게 각자 486파운드(587달러. 73만 9620원)의 벌금을 내라고 선고했다.

판사는 이들이 그림의 액자에 손상이 갈 것을 알면서도 “무모한” 폭력적 행동을 했다고 적시했다. 다만 그 항의 시위의 “ 가장 큰 목적”이 미술품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16세기 미술작품은 다빈치의 원작은 아니지만 다빈치의 제자들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원화의 모작 가운데에서는 가장 정밀하고 원작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중단’ 단체는 영국 정부에 압력을 넣어서 새로운 석유와 가스 채굴 면허발급을 중지시키는 것이 자기들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10월에는 런던국립미술관에서 빈센트 반 고호의 명화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 캔을 던져서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 행동은 유리로 잘 카버된 그림에는 해를 미치지 않았다.

이 단체의 다른 멤버들은 지난 해 영국 그랑프리 포뮬라1 자동차 경기장에도 난입해 소동을 일으켰다. 당시 들어간 6명의 회원들은 이 항의 시위로 공중 질서를 교란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8일 배심들이 이 사건에 대한 2주간의 숙려기간을 끝내고 협의에 들어갔다.

‘석유 중단’ 단체는 이전에도 박물관의 미술품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주목과 비판을 받아왔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액자 외에도 국립미술관에 있는 영국 화가 존 컨스터블(1776-1837 )의 명작 ’건초 마차‘(The Hay Wain) 프레임에도 접착제로 몸의 일부를 붙이기도 했다.

[런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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