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연내 금리인하? 시장의 오해”…낙관론에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5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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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기자회견장에서 나가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AP뉴시스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장에서 나가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끌어내리기 위해 올해 금리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4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재차 밝혔다. 이번 의사록에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말 상승세를 탔던 증시 움직임을 우려하며 연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사실상 시장에 목소리를 내는 듯한 발언도 담겼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지난달 13, 14일 미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인상해 4.25~4.5%로 결정했던 FOMC 회의 내용이 담겨 있다. 4차례 연속 0.75%포인트 씩 인상한 뒤 처음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기로 결정한 회의여서 일각에선 의사록에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 등을 엿볼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의사록에 따르면 모든 참석자가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로 ‘물가상승률 2%’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례적으로 11월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시장의 반응에 대한 걱정과 경고 담겨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참석자들은 “대중(시장)의 오해로 인해 금융 환경이 부당하게 완화되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FOMC 노력이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금융 환경이 완화된다는 것은 주가가 오르고, 채권 금리가 내려가는 등 시장이 원하는 상황을 말한다. 연준은 경기를 둔화시켜 물가를 잡으려고 하는데, 시장은 연준의 긴축 방침을 믿지 않고 주가가 오르면 다시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대해서도 물가가 내려오고 있다는 “상당한(substantial) 증거”가 필요하다며 여러 차례 미국 물가가 이례적으로 높고, 노동시장 강세로 고물가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경기침체 우려도 예전보다 높아졌다. 금리를 너무 적게 올리거나,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서 겪을 각각의 리스크에 대해 FOMC 위원들 간 스탠스가 다소 갈린 부분이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럼에도 FOMC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긴축적 정책 스탠스를 물가가 2%로 내려갈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동의했다.

한편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의 최종금리를 5.4%로 예상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최소한 수 차례의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연은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밝혔다. 이는 연준의 최종금리 중간값 전망치인 5.2%보다 높게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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