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순이익 52% 급감, 주가 19% 폭락… 美 빅테크 ‘어닝쇼크’에 침체 공포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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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공포]
기업들 비상경영에 광고매출 줄어
메타 순익 발표뒤 시총 97조원 증발… 알파벳 주가도 ―9%, MS는 ―7%
장-단기 금리역전 등 곳곳 침체 징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주가 급락이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속에 주요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서며 디지털 광고비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의 여파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모두 디지털 광고 의존도가 높다.

26일(현지 시간) 메타의 주가는 3분기(7∼9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19.66%가 급락하며 2016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두 시간 동안 메타 시가총액 680억 달러(약 97조 원)가 증발한 것이다.

메타는 매출이 2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44억 달러로 52%나 급감했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둔화되고 있는 탓이 크다. 여기에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화, 틱톡과의 경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메타버스 사업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4분기(10∼12월)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낸 알파벳도 이날 9.1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마이크로소프트(―7.72%), 아마존(―4.10%), 애플(―1.96%) 등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빅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4% 하락한 10,970.99에 장을 마쳤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 속 미 국채 금리 움직임도 미 경제의 경기 침체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기 침체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 장단기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오래 예금하면 단기 예금보다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장기 금리가 단기보다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올해 7월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역전한 데 이어 27일 0시 기준 3개월 만기 금리는 4.045%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4.022%)를 근소하게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역전이 경기 침체 전조 지표라고 알려져 있지만 일각에선 3개월-10년 만기 금리 역전 현상이 더욱 정확한 지표라는 주장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1960년대 이후 3개월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역전된 후 6∼15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고 투자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보다 작은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그친 점도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장은 0.75%포인트 인상을 예측했다. 조시 나이 캐나다 왕립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기 악화와 소비지출 감소 징후 속에 중앙은행이 긴축 국면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11월 0.75%포인트 인상 후 12월 인상 폭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빅테크 기업#어닝쇼크#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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