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만 또 금리인하…물가 80% 상승에도 저금리 ‘고집’

  • 뉴스1
  • 입력 2022년 9월 22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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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 중앙은행은 22일 두 달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튀르키예는 연 80%에 달하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에도 저금리 정책을 고집하는데,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소신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기존 13%에서 12%로 1%포인트(p) 내리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식품 가격 인상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률은 6월 78.6%, 7월 79.6%, 8월 80.2%로 고공행진 중이다. 작년 5월 16.6%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상 물가가 오르면 시중 통화를 흡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의 차입금이 더 비싸지고, 또 금리를 높이는 건 고리대금을 금지한 이슬람 율법에 위배된다는 게 에르도안 대통령의 변이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며 금리인하를 주장해왔는데, 최근 튀르키예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모두 둔화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는 튀르키예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넘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주중 미국 한 방송에 출연, “나는 경제학자다. 인플레이션은 경제 위험 요인이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9% 인플레로 위협을 느끼는 나라들이 있는데 우리 튀르키예 인플레는 80%다. 그래도 튀르키예 시장의 선반은 비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21일) 미국 중앙은행이 두 달 연속 0.75%p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날 영국도 2연속 0.5%p 인상을 단행했다.

스위스는 0.75%p 인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포기했고, 노르웨이는 0.5%p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 초 0.75%p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속 각국은 튀르키예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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