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美, 경기침체 아닌 둔화”…전문가들 “이미 경기침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9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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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왼쪽)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오른쪽)이 지난해 8월2지난 2019년 6월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함께 걷고 있다. 잭슨홀=AP/뉴시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왼쪽)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오른쪽)이 지난해 8월2지난 2019년 6월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함께 걷고 있다. 잭슨홀=AP/뉴시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이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위 인사가 여전히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하는 견해를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28일(현지 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지금 내 ‘베이스 케이스’(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다만 “경제는 강력한데, 금융 여건은 더욱 빡빡해졌다”면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과 비교해서 꽤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1~1.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그러나 “이것은 경기침체가 아니다”며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경기둔화일 뿐”이라고 풀이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3~3.5%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우린 아직도 (금리 인상을 위해) 한참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다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달 FOMC에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하는 연준의 주장과는 반대로 시장에서는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이미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돈 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우드 CEO는 “재고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45년 경력에서 이렇게 재고가 많이 증가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우드 CEO는 “우리도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장기화될 줄은 몰랐다”면서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도 내다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작년부터 경고한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경기침체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만나 “우리가 일종의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로 돌아갈 가능성이 60대 40”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달(103.2)보다 하락했고 월가 예상치(100)도 밑돌았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라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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