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공포에 다우 3만선 붕괴…각국 금리 도미노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7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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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하루 만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대폭 하락했다. 바닥을 모르는 물가 폭등에 세계 각국이 도미노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 경제지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로 속속 후퇴해 “이미 경기 침체의 터널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2% 하락한 29,927.07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다우지수 3만 선이 무너진 것은 2021년 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올 1월 최고치(36,952.65)에 비하면 5개월 만에 23%가량 급락한 것이다.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8% 하락한 10,646.10으로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역시 3.25% 떨어진 3,666.77로 장을 마쳤다.

전날 연준 자이언트 스텝에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한 것은 세계 각국이 연준을 따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날까지 5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 역시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스위스 중앙은행 금리 인상은 15년 만이다.

미국에 이어 각국이 긴축 행보에 나서면서 팬데믹 영향에서 빠져나오던 세계 경제가 다시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던 미국은 실물경제 지표들이 잇따라 뒷걸음치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4.4% 줄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6월 제조업 활동지수는 -3.3으로 2020년 5월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활동지수가 0보다 낮으면 공장 가동률 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하루가 다르게 집값과 임차료가 치솟아 과열 우려가 제기됐던 주택시장도 대출금리 인상으로 경색 조짐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5.78%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전 주보다 0.55%P 상승한 것으로 주간 상승폭으로는 1987년 이후 35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에선 경제성장률이 장기간 뒷걸음질하는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15일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로 하향 조정했다. 1일 내놨던 성장률 전망치 1.3%를 2주 만에 대폭 낮춘 것. 이날 영국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 56%는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빠져있다”고 답했다.

세바스티안 맥마혼 인더스트리얼 얼라이언스 인베스트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경제성장률이 0% 수준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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