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20년 넘게 중단됐던 50MW(메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원자로 건설을 재개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 CNN 등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완공되면 매년 12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영변에는 이와 별도로 5MW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이 있다.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5MW 원자로 재가동 징후를 공식 확인한 가운데 오랫동안 휴면 상태였던 대규모 원자로 건설까지 재개되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내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선임 연구원 등은 민간위성업체 맥사가 최근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 50MW 원자로에 냉각시설이 연결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20일 촬영된 사진에는 2차 냉각 시설 및 인근 강가의 펌프장을 연결하는 파이프가, 이달 7일에는 이 파이프가 흙더미 등으로 덮여 은폐된 정황이 생생히 포착됐다. 냉각 시설은 강이나 바다의 물을 끌어와 가동 중인 원자로를 식히는 데 쓰인다.
루이스 연구원은 “50MW 원자로가 완공되면 현재 가동 중인 5MW 원자로의 10배 수준인 매년 55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12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1986년부터 50MW 원자로 건설을 시작했으나 1994년 북-미 제네바 협약에 따라 건설을 중단한 뒤 북핵위협이 고조될 때마다 건설 재개 움직임을 보여왔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신형 핵무기 개발 및 선제 핵공격 역량 확보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이 농축우라늄 생산 시설 증축, 강선 등 비공개된 핵시설 단지에서의 핵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는 징후를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연구원은 “김정은은 플루토늄 생산 증대를 통해(대륙간탄도미사일) 다탄두화와 전술핵무기를 동시에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14일 공동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지속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자국민의 복지보다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김정은 정권의 선택으로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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