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튜브 대신 ‘러튜브’ 출시했지만…자국민 반응 ‘시큰둥’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1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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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여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유튜브 대신 자국 플랫폼 ‘러튜브’(Rutube)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자국민들에게 외국 소셜미디어(SNS) 대신 러시아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러시아 통신 감독청 로스콤나드조르는 지난달 21일 자국 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을 금지했다. 전쟁 관련 웹사이트 900여개도 차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당국은 지난달 4일 언론과 SNS 등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을 징역형에 처하는 법을 통과시킨 상태다.

기존 SNS를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국산 플랫폼’을 개발했다. 러시아 에너지 회사 ‘가즈프롬’ 계열사인 ‘가즈프롬 미디어’는 정부 지원으로 유튜브를 대체한 ‘러튜브’, 틱톡을 대체한 ‘야피’를 제작했다. 인스타그램 대체 SNS로는 ‘피에스타’가 개발됐다.

미국 소프트웨어 분석 회사 센서타워에 따르면 ‘피에스타’는 지난달 애플 앱스토어에서 5일 연속 러시아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야피’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200만회 다운로드됐다. 러시아 인구는 2020년 기준 1억440여명이다.

하지만 러시아 사업가와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국 SNS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몇 년간 유지해온 구독자를 러시아 SNS로 데려오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온 릴리아 카지에바(30) 코핀 주얼리 대표는 유럽으로 사업 확장까지 계획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스타그램이 금지되면서 판매가 약 30~40% 감소했다.

260만 여행 콘텐츠 유튜버 루슬란 우사체프(32)는 지난 2월 유튜브 모회사 구글이 러시아에서 광고 수익 사업을 중단한 이후 수입이 약 10분의 1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인들은 당국 감시를 피해 기존 SNS를 사용하기 위한 우회로를 찾고 있다. 영국 설문조사 기관 프라이버시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내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 수요는 이전보다 약 27배 증가했다.

이스라엘 온라인 분석 기업 시밀러웹에 따르면 당국이 서방 SNS를 금지한 지난달에도 러시아 사용자의 유튜브 방문 횟수는 20억회, 인스타그램은 1억5700만회를 기록했다.

VPN을 통해 유튜브, 트위터, 텔레그램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베니아민 프로조로프(30)는 “러튜브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튜브를 대체할 수 없는 짝퉁”이라고 말했다.

프로조로프는 “(러튜브를) 사용해봤지만, 게시된 동영상과 콘텐츠 품질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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