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보다 수명에 치명적인 ‘대기오염’…최대 9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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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2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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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으로 2.2년↓, 흡연은 1.6년↓
세계 평균보다 10배 높은 인도, 최대 9년 단축

인도 델리 ⓒGettyImagesBank
인도 델리 ⓒGettyImagesBank
대기오염이 흡연과 음주, 마약보다 수명에 더 큰 위협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시카고 대학(EPIC) 에너지정책연구소는 대기질생명지수(AQLI·WHO가 정한 대기 기준에 예상되는 수명 손실 정도)에 따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의 지수가 평균에 못 미치는 나라에서도 평균 수명이 2.2년씩 줄어든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는 수명에 치명적인 요소로 꼽힌 흡연, 음주 및 마약, 질병(에이즈), 전쟁의 여파보다 높은 수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 흡연(1.6년) ▲음주 및 마약(11개월) ▲에이즈(4개월) ▲전쟁의 여파(22일) 순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대학(EPIC) 에너지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대기질생명지수(AQLI). AQLI 페이지 캡처
시카고 대학(EPIC) 에너지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대기질생명지수(AQLI). AQLI 페이지 캡처

특히 인도가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지수(70µg/m3)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으며 주민들의 평균 수명이 5.9년씩 단축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북부 인도에서는 전 세계 평균 지수(10µg/m3)보다 10배 이상 높은 오염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델리를 포함한 지역에서는 최대 106.6 µg/m3 지수를 기록했다. 만약 이 같은 오염 기준이 지속될 경우 최대 9년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이어 평균 수명이 가장 많이 단축된 상위 5개국은 모두 아시아 국가로 ▲방글라데시(5.4년) ▲네팔(5년) ▲파키스탄(3.9년) ▲싱가포르(3.8)가 뒤를 이었다.

중국은 1998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오염 지수가 높은 5위 안에 들었으나 2013년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오염 지수가 29%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베이징 ⓒGettyImagesBank
중국 베이징 ⓒGettyImagesBank

해당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심각한 대기오염이 주로 화석연료의 사용과 생산에 의해 발생했다”며 “강력한 정책이 필요한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 교통과 제조업이 감소하면서 대기가 맑아졌지만 일부 지역에서 잇따른 산불도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을 발생시켰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서부 일부 주에서 덥고 건조해진 날씨로 인한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스모그 현상이 지속된 바 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대기오염의 주원인인 기후 변화와 화석 연료 배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세계 각국 정부는 이에 대한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오는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국제기후회담(COP26)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기후 변화와 화석연료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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