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로 태어난 여성, 21년 후 분리수술 받은 병원서 딸 출산

샴쌍둥이(왼쪽 사진)로 태어나 분리수술을 받은 채리티 링컨 구티에레스 바스케스가 12일(현지시각) 분리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딸 알로라(오른쪽 사진)를 출산했다. 사진출처=피플닷컴

샴쌍둥이로 태어난 산모가 21년 전 분리 수술을 받았던 병원에서 딸을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피플닷컴은 21년 전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 메디컬센터에서 분리 수술을 받았던 샴쌍둥이 중 하나인 채리티 링컨 구티에레스 바스케즈가 12일 딸 알로라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곳이다. 21년 전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가 우리 자매를 낳은 곳이라서 특별한 곳이다”라며 “우리 가족이 이 병원에서 있었던 걸 떠올려 보면서 이곳 의료진들이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극진하게 돌봐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스 바스케즈와 그의 자매는 흉골부터 골반까지 붙어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 이들은 생후 7개월밖에 안 된 상태에서 분리 수술을 받았다. 당시 30명의 의사와 간호사 등 대대적으로 구성된 수술팀과 존 발트하우젠 박사의 집도 아래 수술이 성공했다.

“지금까지 집도했던 수술 중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라고 말했던 발트하우젠 박사는 21년 후 구티에레스 바스케즈의 출산도 돕게 됐다. 구티에레스 바스케스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박사에게 주치의가 돼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샴쌍둥이 분리 수술 등과 같은 수술을 참여하게 되면 누군가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 수 있길 바라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라며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날이다”라고 기뻐했다.

구티에레스 바스케즈는 제왕절개로 알로라를 낳았고 산소보조장치를 달긴 했지만 건강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그는 “아기가 빠르게 회복해 의료진들이 놀라워하고 있다”라며 “아기가 사랑스럽고 친절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발트하우젠 박사는 “이 일을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겠다”며 “의학의 승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