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공화 협상 교착상태에 빠져… ‘국가 부도 위기’ 오나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7-25 15:32수정 2021-07-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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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또다시 ‘국가 부도 위기’에 빠졌다. 미국은 정부 부채의 한도를 법으로 정해놓는데 이를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새로 돈을 빌릴 수 없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된다. 의회가 그때마다 한도를 늘리거나 적용을 유보하는 식으로 국가 부도를 피해 왔지만 이번에 민주·공화 양당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다시 비슷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2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날 의회 상·하원 지도부에 서신을 보내 “국가 부채가 디폴트에 빠지면 미국 경제와 가계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의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의회가 8월 2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적용을 유예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한 비상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우선 7월 30일에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증권 판매를 중지시킬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 의회는 당시 22조 달러이던 정부 부채 한도의 적용 시점을 올해 7월 31일까지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국가 부채는 그보다 많은 28조5000억 달러이기 때문에 의회가 한도를 늘리거나 더 유예하지 않으면 당장 8월 1일부터 한도에 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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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한도에 걸리면 미 행정부는 새로 채권 등을 발행해 돈을 빌릴 수 없게 되고 결국 기존 빚을 상환하기 어렵게 된다. 재무부는 이 경우 세입과 세출을 조절하는 등의 ‘비상 조치’를 통해 디폴트를 최대한 미룰 수 있지만 이것도 결국 한계에 봉착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채무 한도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올 10월이나 11월쯤이면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서신에서 2011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당시 양당은 채무 한도 유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S&P는 결국 미국의 등급을 내리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설령 미국이 실제 디폴트를 선언하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의회 협상이 이번에도 지지부진할 경우 글로벌 경제가 미국의 ‘국가 부채 리스크’에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AP통신은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합의에 미온적인 가운데 민주당이 협상 난항을 어떻게 타개할지 전략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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