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후 처음으로 티베트 방문, 심모원려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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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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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티베트를 방문했다(신화망 갈무리)©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티베트를 방문했다(신화망 갈무리)©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국가 원수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티베트를 방문했다.

시 주석이 전격 티베트를 방문한 이유는 미국이 동맹을 연합해 대중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신장 이후에는 티베트가 주요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 티베트에 대한 지배권을 확고히 해 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중국이 인도와 국경분쟁을 벌이면서 인도와 국경을 접한 티베트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011년 부주석 자격으로 티베트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60주년을 맞아 공산당 사절단을 이끌고 티베트 해방(중국측 주장)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티베트를 방문했었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 인민해방이라는 명분 아래 티베트를 점령했었다. 따라서 중공 성립 연도와 티베트 해방 연도가 같다.

중국 신화통신은 23일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 소식을 주요 기사로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티베트 린즈미린 공항에 도착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티베트 방문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소수민족 박해를 규탄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서방에 티베트의 지배권이 중국에 있음을 과시할 전망이다. 만약 미국 중심의 서방이 신장 이후에 티베트를 문제 삼을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위하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티베트는 최근 들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히말라야 갈완 계곡에서 중국과 인도의 군인들이 맞붙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는 각각 병력을 추가 파병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인도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나렌디라 모디 인도 총리가 대표적인 힌두 민족주의자여서 앞으로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병참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하는 티베트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앞서 시주석은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티베트 공작회의에서 티베트에서 일하고 있는 공산당 일꾼들에게 “영토수호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었다.

시 주석은 이외에도 티베트 불교의 중국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티베트 불교의 서열 2위인 판첸 라마는 중국의 귀의해 중국의 명을 따르고 있다.

시 주석은 판첸 라마를 통해 티베트 불교의 중국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판첸 라마는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이달 초 미리 티베트를 방문해 시 주석 방문 환영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경제 선물보따리도 많이 풀 전망이다. 시 주석은 대규모 인프라 건설 지원을 통해 티베트의 경제 성장률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린즈시 도시계획관 등을 찾아 도시 발전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22일 오후에는 린즈시 기차역을 찾아 천장철도(쓰촨과 티베트를 잇는 철도) 전체 계획과 티베트 수도인 라싸~린즈 구간(라린철도) 건설 현황을 보고 받았다.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 투자를 통해 티베트의 생활 수준을 인근 성인 쓰촨, 윈난, 칭하이 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이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며 티베트 달래기에 직접 나선 것이다. 이는 서방 제국이 신장에 이어 티베트를 공격할 경우를 미리 대비한 심모원려의 한 수로 해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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