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공산당원-가족 2억7000만명 비자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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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까지 가능했던 방문비자 중단
한 달로 줄여 한 번만 발급 허용
이민-취업비자는 그대로 유지
中외교부 “혐오 거두라” 유감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들의 미국 방문 비자 유효기간을 한 달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해당되는 중국인은 공산당원 9200만 명을 비롯해 모두 2억7000만 명에 달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무부가 2일 미국을 방문하려는 중국 공산당원과 직계 가족의 방문 비자 기한을 한 달로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이번 정책은 도입 즉시 발효됐다.

2014년 양국이 합의한 비자 정책에 따라 이전까지는 중국 공산당원의 미국 방문 비자는 최장 10년까지 유효했고, 관광 등 목적으로 수차례 미국 방문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비자 기한이 한 달로 대폭 줄었고, 단 한 차례만 미국 방문이 허용되는 것. 다만 이번 조치는 이민 또는 취업 비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중국 공산당의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규제적, 법적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은 비자 신청 서류와 인터뷰 등을 통해 공산당 관련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만약 공산당원이나 그 가족임을 숨겼을 경우 추후 비자 사기 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간부가 아닌 일반 당원은 인터뷰 등을 통해 걸러내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당초 거론됐던 대중 압박 정책보다는 수위가 낮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들의 미국 입국 금지, 비자 철회, 추방 등을 검토했지만 이번에 비자 기한 축소만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서 9월 중국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1000여 명의 비자를 취소했고, 6월에는 위구르족 등 중국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을 저지른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중단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의 ‘비자 압박’에 유감을 표시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미국은 중국을 합리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혐오와 비정상적 사고를 거두라”고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중국#공산당원#비자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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