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트럼프 광폭 행보…4년 전 막판 뒤집기 올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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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미국 대선을 불과 5일 앞두고 그동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조 바이든 대선후보에게 크게 밀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남부 ‘선벨트’에서는 역전하거나 거의 따라잡았고, 펜실베이니아 등 낙후된 북동부 공업지대(러스트벨트)에서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전체적인 구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으면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막판 대역전극이 일어나는 것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빨간 불이 켜진 바이든 캠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선벨트·러스트벨트 확보 경쟁 치열

27일(현지 시간) 선거정보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전이 본격화된 이후 최초로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에서 바이든 후보를 0.4%포인트 앞섰다. 이달 13일만 해도 바이든에 3.7%포인트 뒤졌지만 채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역전을 시킨 것이다. 그가 최근 맹렬 유세를 벌이면서 바이든 후보를 ‘급진 좌파’ ‘사회주의자’ 등으로 공격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바, 베네수엘라 등에서 온 라틴계 이민자들이 사회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지녔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최근 바이든 후보에 밀렸던 조지아(16명)에서도 다시 앞서고 있다. 오하이오(18명)에서도 0.6%포인트차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그는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아이오와(6명)에서 바이든과의 격차를 각각 0.7%포인트, 1.4%포인트, 2.4%포인트로 좁혔다. 한때 지지율 두 자리 수 격차가 났던 네바다(6명)에서도 4.6%포인트까지 따라잡았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자체 시나리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6개주에서 승리한다면 나머지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20명)만 가져와도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4명을 확보해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를 잃는다 해도 미시간(16명) 혹은 위스콘신(10명) 중 한 곳에서 이기고 미네소타(10명)을 잡으면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역시 승리하게 된다.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선벨트 경합주를 놓치더라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3개 경합주에서 모두 이기면 승리할 수 있다. 특히 이 중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RCP 기준으로 펜실베이니아에서 3.8%포인트 앞서고 있다. 또 다른 선거정보 분석업체 ‘270towin’, ‘사바토의 수정구슬’은 3개 경합주를 모두 바이든 우세로 분류하고 있다.

● 종횡무진 트럼프의 현장유세 파워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뒷심은 광폭에 가까울 정도의 현장 유세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달에만 플로리다를 세 번 찾았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6일 하루에만 세 곳에서 유세를 벌였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이달 26일까지 약 두 달간 48곳을 방문해 바이든 후보(37곳)를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도 미시간, 위스콘신, 네브래스카 3개주를 잇따라 방문했고 밤 10시까지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바이든은 지하실을 떠나지 않고 백기를 흔들고 있다. (공격이 아닌) 방어는 언제나 진다”고 했다. 대면 유세 대신 TV·인터넷 광고 등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든 측 전략을 조롱한 것. 트럼프 재선 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 역시 “앞으로 하루에 5, 6곳의 유세를 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이달 중순부터 사실상 현장 유세를 중단했던 바이든 후보는 이날 조지아에서 두 차례 유세를 벌였다. 핵심 경합주에서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데다 캠프 일각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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