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홍콩 항공사 캐세이…거래중지에 구제안까지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9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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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송환법 시위와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이 급감한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9일 오전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되는 사상 초유의 일을 맞았다.

하지만 홍콩 대표 항공사를 사라지게 할 순 없다며 막후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캐세이퍼시픽 주식 거래 중단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과 캐세이퍼시픽의 양대 주주인 스와이어퍼시픽, 에어차이나(중국항공)의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오전 캐세이퍼시픽이 신규 투자자와 협상중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이 세 기업의 주식은 거래가 중단됐다.

캐세이퍼시픽은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캐세이와 그 자회사 캐세이 드래곤은 코로나19 때문에 노선이 14개로 줄면서 올해 첫 4개월 동안 45억 홍콩달러(약 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두 항공사를 합쳐도 이용 승객은 하루 평균 458명에 불과했다.

캐세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홍콩 반정부 시위로 관광객이 끊기고 직원들이 당시의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엄청난 재정적·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발생하자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국제항공허브 유지 위해 캐세이 전격 지원 :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세이의 주식이 거래중지된 동안 홍콩 정부는 대규모 금융규제안을 논의중이었다.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논의하고 이날 오후 늦게 최종 승인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국제 항공 허브로서의 홍콩을 지위를 유지하려면 홍콩 국적 항공사인 캐세이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제금융은 정부가 민간 기업에 직접 돈을 투입하는 첫 사례다. 캐세이는 정부로부터 대출과 신주 발행 조건 등이 포함된 300억 홍콩 달러(약 4조63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캐세이는 400억 홍콩달러 규모의 자본구조 재조정을 겪게 된다. 캐세이는 홍콩에 본사를 둔 영국 기업인 스와이어가 45%, 에어차이나 30%, 카타르 항공이 9.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이번 구제방안에는 이례적인 조항이 많을 것으로 SCMP는 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제금융 패키지에는 정부 당국이 항공사의 운영에 직접적인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 감독관 두 명이 이사회에 파견된다는 내용이 있다.

두 감독관은 이사회에서 의결권은 갖지 않고 국민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에 대해서만 발언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3만3000명에 달하는 직원의 대규모 감원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홍콩이 강조하는 ‘일국양제’ 원칙에 기업 가치를 일치시키는 등 다양한 문제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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