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개방’ 찬반논쟁 계속…“준비 안 돼” vs “생계 보호”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3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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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주 "개방 준비 안 돼…노동자 선택 기로 놓이게 안 할 것"
조지아주 "모든 주민 생계 보호…자료 토대로 주 차원 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규모 실직·휴직 한파가 몰아친 미국에서 국가 재개방(경제활동 재개)을 두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 전역에서 찬반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주별 입장은 엇갈린다.

스티브 시슬락 네바다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국가 재개방에 관해 “우리는 분명 개방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관광 도시인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제활동 재개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미국 내에선 코로나19로 인한 각 주의 자택 격리 조치로 대규모 실업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관광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아직 주요 카지노 폐쇄 이후 일자리 통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만간 대규모 실직 사태가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앞서 캐럴린 굿맨 라스베이거스시장은 CNN 인터뷰에서 경제활동 재개에 관해 “나는 사적 소유주가 아니다. (경제 활동은) 이 나라의 경쟁”이라며 식당과 소규모 잡화점이 스스로 영업 재개 시점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시슬락 주지사는 “우리 노동자들이 그들의 직업과 급여, 삶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이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입장에 놓이게 하는 건 불공정하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보다 적극적으로 재개방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주 차원의 경제활동 재개에 관해 “자료와 주 공공보건 당국자들의 안내에 따라 신중하게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켐프 주지사는 앞서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체육관과 볼링장, 이발소, 네일숍 등의 운영을 이르면 오는 24일부터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재개방 추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켐프 주지사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모든 조지아인의 생계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접근법을 계속할 것”이라며 “나는 운영 재개를 결정한 사업주들이 종업원과 고객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시하는 최소한의 기본적 (지침) 운용을 고수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아울러 미시시피에선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가 같은 날 정례 회견을 통해 다음 주 만료를 앞둔 자택 대피령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험군인 노인이나 기저질환자에게만 적용되는 보다 좁은 범위의 지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18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가운데, 자택 격리 장기화로 미 국민들은 생계와 안전의 기로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다. 일각에선 코로나19 감염보다 생계 타격이 더 무섭다는 하소연마저 나온다.

이에 지난 주부턴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다수의 주에서 경제 재개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 의료진을 중심으로 재개방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가 열리며 찬반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격화되는 찬반 논쟁을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대중의 분노는 진짜이자 조직된 것”이라는 주장이 담긴 칼럼을 내보냈다. 자택 격리령에 대한 대중의 인내심이 고갈된 건 맞지만,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시위 ‘배후’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때 ‘부활절 재개방’을 거론했다 물러섰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선 재확산 우려 가라앉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견에서 재확산에 대해 “예전과 같진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아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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