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망명’ 쿤데라, 40년만에 체코 국적 회복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4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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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인 밀란 쿤데라(90)가 40년만에 체코 국적을 회복했다고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75년 일이 있어 프랑스로 나간 작가와 그의 부인은 체코로 돌아가지 않았고 공산주의 정부는 1979년에 쿤데라의 시민권을 취소했다.

쿤데라는 젊은 시절 열렬한 공산주의자였지만 1963년 이후부터 체코 민주화운동인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다. 그런 이유로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되고 그의 책들도 도서관에서 압수되며 금서가 되는 등 탄압을 받고 있었다.

1989년 체코 민주화 후 그의 작품들은 금서에서 풀려났지만 그에 앞서 쿤데라는 이미 1981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그의 체코 국적이 소실된지 40년이 지난 지난주 페트르 드루락 프랑스 주재 체코 대사는 쿤데라의 파리 아파트로 가서 시민권 증명서를 건네줬다. 드루락 대사는 체코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40년 만에 밀란 쿤데라가 다시 체코 시민권자가 된 매우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루락 대사는 이러한 움직임은 상징적인 행동이며, 쿤데라는 망명 때를 포함해 항상 고국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드루락 대사는 “그는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에 따라, 깊은 곳에서부터 체코인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는 정말로 이 나라와 매우 연관되어 있고 체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쿤데라가 체코 정부처럼 시민권 회복에 열광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적 회복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시민이 된 후 쿤데라는 자신의 작품을 ‘프랑스 문학’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2008년 체코민족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체코 총리가 쿤데라 부부를 방문해 시민권 회복을 제안할 때도 부부는 떨떠름하게 반응하며 “서류가 너무 많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쿤데라는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떠나기 전에는 ‘집을 잃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떠난후 나는 상실감도, 박탈감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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