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블프”…美블랙프라이데이 의미 옅어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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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5주 전부터 할인…'한 달 내내 블랙프라이데이' 업체도
대중 무역관세 불안감…소매업체, 장기 할인 진행

1년 중 최대폭의 할인을 경험할 수 있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의미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유통업체의 장기 할인 행사로 인해 사실상 ‘일상적인 할인 행사’와 다름없어지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이른바 ‘논스톱 홀리딜’, ‘얼리 액세스’ 등의 이름으로 이미 몇 주 전부터 할인 행사를 지속해왔다.

월마트의 경우 추수감사절을 무려 5주 앞둔 지난달 25일부터 할인 행사를 시작했으며, 월드마켓도 ‘한 달 내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All Month Long)’라는 슬로건으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도 할인 행사를 며칠째 계속 중이다.

특히 이번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이 짧은 점이 유통업체들의 장기 할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통상 매년 추수감사절 직후 금요일인 블랙프라이데이 당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를 쇼핑 시즌으로 분류하는데, 올해는 29일부터 25일까지 총 27일이 시즌에 해당한다.

지난해는 추수감사절이 11월22일로 쇼핑 시즌이 33일에 달했다. 2017년엔 추수감사절이 11월23일로 쇼핑 시즌이 32일, 추수감사절이 11월24일이었던 2016년엔 31일이었다. 결국 올해의 경우 이전 년도보다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이 4~6일가량 짧아진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쇼핑 시즌 판매 부진도 선제적 장기 할인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쇼핑 시즌 소비증가율은 예상치였던 4.5%에 절반도 못 미친 2.1%에 불과했다. 올해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업체들이 할인 기간 자체를 늘렸다는 것이다.

대중국 관세로 인한 불안감 역시 장기 할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의 ‘1단계 합의’를 발표하고 관세율 인상 조치를 보류했지만, 12월15일 부과 예정인 16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상대 15% 관세의 향방은 불투명하다.

미 회계업체 BDO USA 유통부문 담당 내털리 콧리어는 “이는 소매업자들에게 이중의 타격”이라며 “만약 지금 물건을 못팔면 내년엔 더 폭넓은 가격 인하를 해야 하리라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리만 요란한 행사가 됐다”고 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의 부상 역시 블랙프라이데이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시 구매 가능한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블랙프라이데이에 유통업체를 찾는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대량 구매를 하기보단 필요한 물건 몇 개만 구입한다는 것이다.

전미소매업협회 소비자·산업이해부문 고위 임원인 캐서린 컬런은 WP에 “소비자들은 (온라인 부문으로) 연휴 쇼핑을 분산시킨다”며 “이에 소매업자들은 시즌 내내 더 많은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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