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이달 중순 재개…카운터파트는 北외무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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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이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르면 이달 중순 재개될 비핵화 실무 협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양국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1회성 리얼리티 쇼’로 끝날지 아니면 ‘비핵화 시계 재가동’의 신호탄이 될지의 승부는 실무협상에 달려 있다.

판문점 회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의 카운터파트는 외무성”이라고 확인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판문점에 모습을 드러낸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대좌하게 될 실무협상팀 대표로 누가 나올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쪽은 북한의 집요한 교체 요구에도 폼페이오-비건 라인이 유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나에게 협상팀에 대한 책임을 맡겼다”며 “(북-미) 양 측이 각자의 협상 대표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대표가 나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며 실무협상팀에 힘을 실어줬다.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판문점에 가지 않고 몽골로 떠나면서 향후 대화파인 비건이 ‘유연합 접근’을 중심으로 대화 재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비핵화 협상 진전이 이뤄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김 위원장의 백악관 방문도 성사될 수 있다.

다만 실무 협상이 기대만큼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한이 영변 ‘플러스 알파’를 내놓을지, 미국이 일부라도 제재를 완화할지 등을 놓고 양 측이 벌여온 팽팽한 입장차는 아직 좁혀질 기미가 없다. 북한은 심지어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서도 이 과정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판문점 회동 직전까지도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실무 협상자들을 맹비난했고, 한국을 향해서도 “참견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런 북한을 향해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는 유지된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행할 것”(폼페이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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