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아베 회담 결국 불발…한일 냉기류 곳곳 감지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9일 13시 24분


코멘트

공식환영식서 8초 악수…만찬장·회의장서도 인사
아베, 文과는 냉랭…마크롱·융커와 포옹, 친밀감 표시
文 제외 대부분 정상들과 회담…G2 주최국 극진 환대
주차장서 트럼프 맞이하고 시진핑엔 국빈 방문 제의
靑, 약식회담 개최 가능성 언급했지만 성사 안돼

주요20개국(G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주최국 정상인 아베 신조 총리의 정상회담이 결국 불발됐다.

29일 청와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15분 일본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덱스 오사카’ 1층에서 열린 G20 공식환영식에 참석해 아베 총리와 조우했다. 두 정상은 담담한 표정으로 약 8초간 악수를 나눴다. 손을 놓기 전에는 서로를 응시하며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이후 두 정상은 행사장에서 몇 차례 더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8일 오후 오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만찬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외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함께 했다. 한일 정상은 29일 오전 ‘불평등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를 주제로 열린 회의 3세션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는 다른 정상들과 사뭇 달랐다. 아베 총리는 공식 환영식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반갑게 포옹했고, 마크롱 대통령도 아베 총리를 한 손으로 감싸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위원장과도 포옹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도 활짝 웃는 표정으로 맞이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열린 정상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정상들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프랑스, 독일, 인도, 호주, 캐나다 정상도 헤드테이블에 자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 내외의 자리는 헤드테이블 옆에 마련된 만찬장 우측 테이블에 마련됐다.

G20 회의 일정이 29일로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우리 정부는 G20 개최 전 일본과 한일 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했지만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둘러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정상회담은 끝내 무산됐다. 이번 회의 기간 동안 한일 간에 냉기류가 흐른 이유다.

정부와 청와대는 회의 진행 도중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회담) 형태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위해 이날 오후 귀국한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회의 기간 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간의 회담만 가졌다.

문 대통령은 G20 회의를 전후해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국 정상을 대부분 만나게 된다. 지난 27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8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주말 동안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반면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상들과는 회담을 하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특히 28일 미일 정상회담 때는 회담장 주차장까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고, 27일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시 주석에게 “내년 벚꽃이 필 무렵 국빈으로 모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요 다자회의 때마다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이번 회의 때는 미국, 인도, 일본 정상회담으로 대체됐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