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北유학생 행방불명, 북한당국에 체포?…‘제2 웜비어’ 될까 우려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7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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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대 석사과정 알렉 시글리, 이번주 초 행방불명
호주 외교부 “사실관계 파악 중…가족들에게 영사 지원”

알렉 시글리(출처=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알렉 시글리(출처=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북한에 유학하고 있던 호주 남성이 이번 주 초부터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주 공영방송 ABC가 보도했다.

호주 외교부는 이 남성의 상황에 대한 확인을 서두르고 있으며 가족들에게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아직 파악 중이며 개인보호 의무 때문이라며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다.

ABC에 따르면 알렉 시글리(29)가 그 주인공이며, 그는 북한에 사는 유일한 호주인이다. 지난해부터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국문학)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하고 있었다.

알렉 시글리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24일 포스팅이 마지막이다. 그는 평양에 머물면서 트위터를 통해 평양의 건물이나 음식, 포스터 등을 다양하게 올려 왔다. 24일 오후엔 류경호텔에 새 간판이 걸려있는 사진과 함께 “개업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란 글을 올렸다.

익명의 소식통은 미국의소리(VOA)에 시글리가 24일 늦게 혹은 25일에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글리는 지난 3월 영국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자신은 중국 연구학자인 호주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중국 유학 중 북한 유학생들을 만나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또 북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김일성대 유학이 성사됐다며 자신은 평양에서 동행인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인이 북한에 억류된 것은 이 번이 두 번째. 지난 2014년 기독교 선교사인 존 쇼트가 억류됐다가 보름 만에 풀려났다. 미국인의 경우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2016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1년5개월가량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월 갱신한 여행경보에서 “북한 여행의 필요를 재고하라”는 기존의 권고를 유지했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서로 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아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이 제한적인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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