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팎서 트럼프 화웨이 제재에 반대 속출,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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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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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팎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대가 속출하고 있으나 미중의 이익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란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 미국서도 반발 잇따라 :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는 미국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실은 군수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화웨이 제재 실행을 2년 연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구글도 화웨이 제재 조치는 미국의 IT산업 지배력을 약화시킬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제적인 기구도 화웨이 제재조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는 화웨이가 국제표준기구에서 잇달아 배제되면서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을 마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에 이어 브라질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반화웨이 캠페인에서 이탈하는 국가가 속출하고 있다.

◇ 백악관 조달난, 제재 2년 연기해야 : 미국 백악관 예산실은 화웨이 거래금지 시행을 2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화웨이 및 70개 계열사에 대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고, 상무부는 곧바로 이들을 거래금지 리스트에 올렸다.

상무부가 70개 업체를 거래 금지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 연방정부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수가 크게 줄어 조달난이 발생할 수 있다.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실장 대행은 지난 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의원 9명에게 서한을 보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실행을 2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 구글 미국 기업 지배력만 손상 시킨다 :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인해 미국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은 미국 정부의 거래금지 명령은 화웨이에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중국의 기술 자립을 도와 미국 기업의 IT 지배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글은 화웨이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배제한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OS에서 배제됨에 따라 화웨이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업데이트할 수 없다. 이는 해킹당하기 쉽고, 이에 따라 국가 안보도 취약해질 수 있다.

◇ 국제기구도 화웨이 제재 반대 : 국제기구도 화웨이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화웨이가 국제표준기구에서 잇달아 배제되면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을 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은 엄청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어 독자표준을 실행할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의 아드리안 스크라세 영업지원팀 대표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계속된다면 향후 국제 표준을 설립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을 설립하면 국제 표준화 시스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독자적 표준을 세우면 3GPP 등 일부 국제 표준기구가 와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이 독자적 표준을 설립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엄청난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뱅크의 빈 리우 분석가는 “일본은 20년 전 독자적인 표준인 PHS(간이형 휴대전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다 실패했지만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 있는데다 기술력도 갖추고 있어 성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러시아 이어 브라질도 화웨이 장비 사용할 듯 : 러시아가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건설에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한데 이어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인 브라질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밀턴 모우라우 부통령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 “브라질은 중국의 선진 기술을 하루빨리 받아들이고 싶다”며 “화웨이를 배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화웨이가 해당국의 정보를 도둑질할 우려가 있다며 브라질도 반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모우라우 부통령은 지난 7일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브라질 정부는 화웨이를 믿고 있으며, 화웨이의 선진 기술을 되도록 빨리 받아들이고 싶다”고 밝혔다.

브라질뿐만 아니라 남미 대부분 국가가 화웨이 장비를 계속 쓸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값도 싼데다 성능도 좋은 것은 물론 중국 정부가 투자보따리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 기업들은 진퇴양란 :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진퇴양란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중국으로부터 반도체를 추가 공급해 줄 것을 요청받았으나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램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정부의 화웨이 거래금지 명령으로 대중 공급을 끊을 수밖에 없게 되자 D램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을 추가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론 금수로 인한 부족분을 매워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에게 부품을 추가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문제는 중국에 추가 공급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제2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란에 빠진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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