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강 ‘항생제’ 오염 극심…방글라데시 기준치 300배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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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7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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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요크대 연구진, 27일 헬싱키서 열린 ‘국제환경독성학 및 화학회’서 발표

전세계 강 ‘항생제’ 오염이 극심하다고 영국 요크대 연구진은 27일 밝혔다.(요크대 제공)© 뉴스1
전세계 강 ‘항생제’ 오염이 극심하다고 영국 요크대 연구진은 27일 밝혔다.(요크대 제공)© 뉴스1
전 세계 강이 ‘항생제’에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경우 안전 기준치를 300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요크대 연구진들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필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환경독성학 및 화학회’(Society of Environmental Toxicology and Chemistry·SETAC)에서 발표했다.

20세기 초 개발된 항생제는 미생물로 만들어진 물질이다.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막아 향균작용을 보이며 인체에 침입한 세균의 감염을 치료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는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고 이로 인해 연간 사망에 이르는 사람 수는 70만명에 달한다.

연구팀은 72개국 711곳의 수질을 모니터링하고 시료를 채취해 뉴욕 대학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이중 65%에서 항생제를 검출했다. 전체 15.6%를 차지하는 111곳에서는 항생제의 농도가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검출된 항생제는 트리메토프림(trimethoprim)으로 711곳 중 307곳에서 검출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체로 저소득 국가 강에서 항생제 농도가 높았다. 방글라데시, 케냐, 가나,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에서 항생제 오염 상황이 극심했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항생제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이 기준치의 300배 이상 나왔다.

연구팀은 안전 기준치를 AMR산업연합(AMR Industry Alliance)이 제시하는 기준인 20~3만2000나노그램 퍼 리터(ng/l) 기준으로 했다.

유럽에서도 항생제 오염은 심각성을 보였다. 오스트리아 다뉴브강에서는 항생제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 7가지가 기준치의 4배 이상으로 검출됐다.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서도 5가지의 항생제가 나왔다. 특히 강 본류 1곳과 지류 3곳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항생제가 나왔다.

연구에 참여한 알리스테어 박스얼 교수는“이번 연구 결과는 전세계의 강 시스템에 항생 물질이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과학자들과 정책가들이 항생제 내성 문제에서 자연 환경의 역할을 인식하고 항생제가 강을 오염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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