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현대?…새 노트르담 첨탑 놓고 의견 분분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3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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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하원, 10일 노트르담 재건 관련 법안 통과
대통령 산하 노트르담 재건 기구 만들 예정
국민 54% "이전과 동일한 모습으로 재건 원해"

프랑스 하원이 화재로 소실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5년내 재건을 시사한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새롭게 만들어질 대성당 첨탑의 모양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대성당 첨탑을 원형을 살려 복원할지, 아니면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 프랑스 하원, 재건 관련 법안 통과

앞서 10일 하원은 노트르담 재건을 위해 모인 기부금 관리를 위한 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력 직속의 공공기구를 형성해 노트르담 기부금 관리 및 재건을 감독할 예정이다. AFP는 정부가 해당 법안을 핑계로 재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이는 일종의 ‘우회법’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과정의 잡음도 상당했다. 야당은 특히 법안이 상정됐을 당시 하원의원 577명 중 47명만이 출석했음을 지적하며 반발에 나섰다. 5월27일로 예정된 상원 표결에서는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우파 야당인 공화당은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펼질 것으로 예상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복구 일정을 서두르는 정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도시 계획과 유산 보존, 환경 보호 등에 대한 전반적인 고려 없이 공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의 중세 유물 연구원 올리비에 드 샬루스는 “고고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성당의 각 부분과 그 주변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4월 말 전 세계의 건축가와 환경보호론자 및 학계 관계자 1000여명도 마크롱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신중한 복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건은) 국가 기념물 복원을 위한 규정을 철저히 따르겠다”며 “5년이라는 계획은 야심찬 목표일 뿐 조급하게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새 첨탑, 현대식 구조물될까?

AFP 통신은 야당 의원 다수가 이번 법안에 재건 모형을 명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화재 직후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첨탑의 복원 계획과 함께 “국제 건축 경연대회를 계최하겠다”고 밝히며 “새로운 첨탑에는 현대의 기술과 이 시대의 도전상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인터넷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54%는 노트르담을 기존의 모습과 일치한 모습으로 복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로운 건설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5%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은 프랑스 유명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 뒥(1814~1879)이 1859년 디자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십여 명의 건축가들은 이미 그들의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나섰다. 영국의 유명 건축가 노먼 포스터는 크리스털 소재로 만든 유리 천장과 첨탑 디자인을 내놨다.

슬로바키아 디자인회사인 비즘 아틀리의 건축가 미칼 코박은 노트르담 첨탑의 자리에 하늘로 치솟는 조명탑을 세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는 가벼운 뼈대만을 세워둔 채 아래에서 빛줄기(Beam)을 쏘아올려 첨탑이 하늘 끝까지 오르는 듯한 모습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 “자칫 성당이 무너질 수 있어”

올리비에 드 샬루스 소르본대 연구원은 “현대식 첨탑이든 이전과 동일한 모형이든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재건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준비된 상황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건 과정에서 오래된 성당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목조 건물을 지탱할 수 있는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화재 복구 과정에서 아무도 존재를 모르고 있던 중세 그림들이 발견됐다”면서 재건 과정에서도 이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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