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세인 지나 마틴은 2년전 황당한 일을 당했다.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리는 2017년 브리티시 서머타임 음악 축제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치맛속을 촬영하던 한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그러나 경찰 반응이 놀라웠다. 여성 치맛속 촬영을 범죄로 특정한 법 조항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 이처럼 명백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사실에 분노한 지나는 자신의 경험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의 글은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사건을 범죄 수사해달라고 올린 청원에는 서명자가 순식간에 5만명을 넘어섰다.
정계도 관심을 보이며 자유민주당 소속 웨라 홉하우스 의원이 나섰다. 홉하우스 의원은 ‘여성 치맛속 촬영’을 특정한 처벌법(안)을 발의했다. 영국 여성들의 큰 관심속에 하원을 쉽게 통과할 줄 알았던 법안은 2차 독회에서 한 보수당 의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정부가 보다 포괄적인 ‘관음증 법’을 제시하며 마침내 양원을 통과해 법제화 됐다.
이 법이 12일(현지시간)부로 공식 발효되며 지나 마틴의 노력도 마침내 결실을 거뒀다.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나는 이날 “우리가 당연히 가졌어야 할 용도에 맞는 법을 이제야 갖게 됐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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