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완전한 비핵화 전 중간 단계 필요 2020년까지 핵생산 봉인 ‘CVC’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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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에 북핵 협상 조언하는 ‘카네기팀’ 돌턴 연구소장 인터뷰
FFVD나 CVID 한번에 갈 수 없어… ‘포괄적-검증가능한 봉인’ 합리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조언하는 일명 ‘카네기 팀’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등에 대비해 ‘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한 봉인(CVC·Comprehensive Verifiable Capping)’ 전략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팀을 이끌고 있는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토비 돌턴 핵정책연구소장(사진)은 13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CVC 전략을 실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또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접근법은 최종 목표에 한번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에 중간지대가 필요하다”며 “바로 그 지점이 CVC”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접촉 과정에서 이 제안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상회담 결과에 CVC 전략이 반영될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돌턴 소장은 “일시적 핵 활동 중단을 의미하는 동결(Freezing)과 달리 ‘봉인(Capping)’이란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핵무기 관련 활동을 모두 멈춘다는 의미”라며 “특히 봉인에는 이에 대한 검증 활동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

카네기 팀에 따르면 CVC는 △모든 핵물질 및 미사일 생산 중단 △핵탄두 및 관련 부품 추가 제조 및 저장 중단 △추가 핵시설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 ‘덮어씌운다’ ‘한도를 둔다’는 의미의 봉인으로 북한의 추가적 핵 활동을 우선 중단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CVC는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을 그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돌턴 소장은 이런 우려에 유의하면서도 “CVC 과정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포함된 군사훈련 및 현존 핵무기 이동 금지, 감시를 통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돌턴 소장은 2002∼2010년 미 에너지부에서 근무하며 여러 차례 방북한 비확산 전문가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칼럼에서 “비건 대표가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스탠퍼드대와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전문가들(카네기 팀)로부터 아이디어를 수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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