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서 두차례 연설 유일한 美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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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만에 방한 남북평화 강조… 박세리 US오픈 우승때 카트 태워줘

1992년 한국 찾아 정상회담 1992년 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DB
1992년 한국 찾아 정상회담 1992년 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한국 국회에서 두 차례 연설을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그의 첫 방한은 1989년 2월이었다.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국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 쪽으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태우 대통령의 평화적인 제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며 “노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을 실질적이고 평화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로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은 노태우 대통령이 1988년 7월 7일 이른바 북방외교와 공산권 수교를 추진하는 ‘7·7 선언’을 한 이후 남북 간 대립 상황이 비교적 누그러진 분위기였다.

1992년 1월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던 때 그는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팀스피릿(Team Spirit)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특히 1991년 12월 남북이 공동으로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정식 발효는 1992년)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역설했다. 당시 그는 국회 연설에서 “한국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과 함께 서명한 비핵화 공동선언의 핵사찰과 검증 부분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탄생 배경에도 부시 전 대통령이 있다. 그는 1983년부터 중단 상태이던 소련(러시아)과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교섭을 1991년 9월 타결시킨 뒤 연장선상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다. 당시 북한에 핵무기가 없던 상황이어서 주한미군 전술핵을 철수하면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뤄진다는 논리가 나왔고, 이것이 같은 해 12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 끝에 20홀 연장 우승을 거둘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그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세리를 자신의 카트에 태우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국내에도 생생히 전해졌다.

2004년 박지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시상식에서 박지은의 볼에 축하 키스를 한 뒤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종석 기자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남북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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