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화재 ‘구식 경보’ 발령 논란…피해 키운 듯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2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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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0여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한 캘리포니아 화재 참사와 관련해 현지 당국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당국이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8일 화재 발생 당시 화재경보 및 대피명령 권한을 가졌던 뷰트카운티 보안국은 이른바 ‘코드 레드’라고 불리는 경보 시스템을 발령했다. 이는 거주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경보 서비스에 가입된 주민들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미 이 시스템을 구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국이 이 시스템을 화재경보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결과적으로 극히 일부만 경보를 받았다.

당국은 연방 경보시스템인 ‘앰버경보’ 방식(Amber Alert-style message)을 취할 수도 있었다. 이 방식을 택할 경우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휴대전화에 경보가 전달된다. 하지만 당국은 이 시스템을 택하지 않았다.

NYT는 뷰트카운티 보안관 코리 허니아로부터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앰버경보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당국의) 결정에는 (화재 최대 피해지역인) 패러다이스를 빠져나오는 주요 도로에 공황과 교통 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분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와 유사한 일은 지난해 노던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에서 발생한 텁스 화재에서도 벌어졌다. 5500개 이상의 건물을 불태운 당시 화재에서 당국 관료들은 역시 도로 봉쇄 상황을 우려해 휴대전화 일시경보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당시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이었다.

이번 화재 생존자인 매슈 화이트는 당국을 향해 “실수로 모든 걸 망쳤다. 모든 사람들이 죽거나 없어졌다”며 “그들은 우리를 잊어버리기로 작정했었던 것 같다. 우린 (그들에게) 구할 가치가 없었던 것 같다”고 비난했다.

NYT는 “(거주민) 몇몇은 이웃들이 문을 두드려 화재를 인지했고, 일부는 친구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다른 이들은 단지 창문을 통해 연기와 불꽃을 보거나 이웃들이 아이들과 반려동물을 떠밀며 서둘러 대피하는 걸 보고 상황을 알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시경보 방식이 효율적인지에는 의문의 시각도 있다. 재난 발생시 대중에게 한꺼번에 경보를 보내는 일이 오히려 긴급조치를 방해하고 공황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타대 지리학 교수인 토머스 코바는 “모든 사람에게 너무 신속하게 경고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코바는 대신 “우리는 텁스 화재를 통해 (경보 서비스) 가입률이 낮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정말 실망스럽다. 소노마 카운티 화재를 토대로 캘리포니아 카운티들을 비롯한 다른 지역들은 시스템을 점검하고 집집마다 방문해 모든 사람들이 (경보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하거나 다른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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