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USMCA 타결…‘나프타 24년’ 마침표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일 11시 09분


코멘트

폴리티코 등 “트럼프 정부의 승리” 평가
양국, 낙농시장 개방↔분쟁해결조항 유지 맞바꿔

미국과 캐나다가 멕시코를 당사국으로 포함하는 새 무역협정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에 합의했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 정부 대표단은 11시간의 진통 끝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 명의의 공동 성명을 내고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USMCA 타결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USMCA는 지난 1994년 체결돼 24년간 명맥을 이어 온 나프타를 대신하게 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USMCA 타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승리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프타를 ‘재앙’(disaster)으로 칭하면서 나프타의 폐기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를 개별 협상으로 쪼갤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북미 국가 간 무역에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또 양국이 마감 시한인 9월이 끝나기 전에 가까스로 협상을 타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엔리케 페나 니에토 현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 안에 USMCA를 공표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무역협정에 서명하기 60일 전에 그 내용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대단한 승리이며 국제 무역 분야에서 대통령의 전략이 유효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USMCA 성명에는 “(이번 협정은) 중산층을 강화하고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북아메리카를 고향으로 둔 약 5억명의 사람들에게 새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면서 “더 자유로운 시장과 더 공정한 무역, 더 활발한 지역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정에서 캐나다는 미국 낙농업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유제품 시장을 더 개방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캐나다가 유지하자고 주장했던 나프타의 분쟁해결절차 관련 조항(19조)을 USMCA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나프타 19조는 당사국이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해 타국의 제재를 당했을 때 이에 항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담겨 있다. 캐나다 CBC는 나프타 19조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이번 협정이 캐나다 협상단에게 큰 승리라고 평했다.

캐나다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체결국을 대상으로 자국 연간 우유 생산량의 3.25%에 해당하는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CBC는 USMCA 하에서 캐나다가 미국에 이보다 살짝 더 많이 시장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캐나다는 지난해 도입한 ‘클래스 7’이라는 유제품 분류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도는 우유단백질 농축물과 탈지분유, 유청분말 등 유제품 원료를 새 카테고리로 분류해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춘다. 소니 퍼듀 미국 농무부 장관은 클래스 7이 미국 낙농업자들의 세계 시장 접근을 방해한다면서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합의를 이뤘다. USMCA 하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간 260만대 규모의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사유로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이 260만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 제도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 간에는 점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는 특정 분야에 한해 유지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앞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캐나다산 알루미늄·철강에 부과한 관세는 이번 무역협정과는 별개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CBC 인터뷰에서 “관련 합의사항은 지금 시점에는 없다”면서 “관련 논의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 무역협정과는) 완전히 별도의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