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퍼니 맥마흔케이 “위안부의 삶, 스토리텔링으로 전해야 교육효과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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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흔케이 홀로코스트 박물관 부장
“피해자들의 아픔 자세히 기록… 질문과 대답통해 교훈 되새겨야”

스테퍼니 맥마흔케이 ‘야드바솀’ 국제교육부장은 “홀로코스트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제공
스테퍼니 맥마흔케이 ‘야드바솀’ 국제교육부장은 “홀로코스트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제공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가 자식과 함께 과거 현장을 돌아보는 모습을 담은 약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최근 가장 주목받는 홀로코스트 교육 자료입니다.”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27일)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스테퍼니 맥마흔케이 ‘야드바솀’(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박물관) 국제교육부장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스라엘문화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보여주는 접근 방식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은 194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5년 지정됐다. 맥마흔케이 부장은 주한 이스라엘대사관과 주한 독일대사관이 중심이 돼 개최하는 ‘홀로코스트 문화주간’을 맞아 방한했고 이날 한국 대학의 교수와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홀로코스트 교육과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생존자가 자식과 함께 자신이 살던 지역의 집, 유대교 회당, 강제수용소까지 찾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 홀로코스트 교육 다큐멘터리는 과거 유행했던 단순한 생존자 강연 같은 프로그램보다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맥마흔케이 부장과 야드바솀은 희생자들이 남긴 일기 같은 개인 자료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생존자들의 인터뷰에 공을 들인다. 비교적 최근 이뤄진 생존자 연구를 통한 성과로는 이스라엘 역사학자 기데온 그레이프가 진행한 강제수용소의 ‘시체처리반원(Sonderkommando)’들에 대한 연구를 꼽았다.

“시체처리반원들은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죽은 유대인 시신을 소각장으로 옮기는 것 같은 업무를 담당했던 유대인들로 ‘비밀 유지’를 원하는 독일군이 3개월에 한 번씩 처형해 극소수의 생존자만 남아 있었다.”

한국의 비극인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선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허락하는 한 그들의 삶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하고 그들에게 사람들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홀로코스트 연구의 국제적인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온 야드바솀이 ‘르완다 내전 시 대학살’ 같은 다른 ‘인류의 아픔’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출신인 맥마흔케이 부장은 가톨릭교를 믿다가 유대교로 개종한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1988년 막내딸을 잃은 뒤 방황하던 중 홀로코스트와 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유대교에 매료돼 1999년 정식 유대교인이 됐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맥마흔케이#홀로코스트#일본군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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