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만 보면 ‘깜짝’ 놀라고 무서워하는 이유가…조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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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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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고야대학
사진=나고야대학
사람은 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공포를 느끼도록 진화돼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일본 나고야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대학원 정보과학연구과 가와이 노부유키 부교수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사람은 뱀의 위장술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시각 능력을 갖도록 진화했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연구팀은 대학생·대학원생 실험자를 대상으로 뱀, 고양이, 새, 카나리아 등 네 가지 동물 사진을 제시했다. 이들은 각각의 사진을 1단계부터 20단계까지로 나눴다. 1단계에서는 흐린 정도를 95%로 아주 높여 어떤 동물인지 거의 분별이 어렵게 했다. 흐린 정도를 5%씩 줄여나가며 마지막 20단계에서는 가장 선명한 사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실험자에게 각각의 사진을 1단계부터 제시하며 어떤 동물인지 알아맞히게 했다. 이 결과 실험자들은 뱀을 다른 동물들보다도 더 앞선 단계에서 인식했다. 뱀의 경우 6~7단계에서, 다른 동물들의 경우 9~10단계에서 어떤 동물인지 맞힌 것이다.

또 3세 유아와 태어나서 한 번도 뱀을 본 적 없는 원숭이에게 많은 꽃 사진 중에서 뱀 사진 한 장을 제시하고 뱀 사진을 찾게 했다. 반대 상황도 실험했다. 그런데 아이와 원숭이는 꽃 사진 속에 섞인 뱀 사진을 뱀 사진 속에 섞인 꽃 사진 보다 먼저 찾아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인류의 조상이 위협적인 포식자인 뱀을 잘 찾아낼 수 있게끔 시각 능력을 진화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약 65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나무 위에서 생활할 때 가장 위협적인 포식자는 바로 뱀이었다. 나무 위라는 환경에서 뱀은 다른 포식 동물들보다 사냥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뱀은 수풀이나 바위 사이에 몸을 숨기고 사냥하기에 인류는 이를 더 잘 감지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 인류의 뇌는 뱀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발달했고, 공포를 느끼는 뇌 영역인 편도체로 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이 인류의 시각능력 진화에 일부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뱀과 영장류가 서로 진화에 영향을 끼쳐 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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