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객기 추락…‘내부 공모자’ 가담해 폭발물 반입?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20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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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여객기에 설치했다고 주장한 음료캔 폭발물 (사진 출처 다비끄)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여객기에 설치했다고 주장한 음료캔 폭발물 (사진 출처 다비끄)
19일 발생한 이집트 여객기 실종 사고의 원인으로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집트항공 측은 특수 화물이나 위험 물품으로 분류되는 수화물이 해당 여객기에 실리지 않았고, 탑승객 명단에 테러 감시 대상인 사람이 없었으며, 기내 보안을 감시하는 보안요원 3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테러대응센터(CTC)가 이날 발간한 월례 보고서 ‘CTC센티넬’은 “예멘과 시리아, 동아프리카의 테러 조직은 공항 검색 시스템과 직원을 피해 폭탄을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고안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공항들이 최신 보안기기를 겹겹이 설치하고 전체적인 보안을 강화해 테러리스트가 기내에 폭탄을 밀반입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졌다”면서도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공항 대다수는 이런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거나 직원들을 철저히 교육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내부 공모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공항 보안을 강화하더라도 내부 공모자의 협조로 폭발물이 기내에 반입된다면 테러를 막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2월2일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 직원 2명이 폭발물이 든 노트북을 들고 엑스레이 검색대를 지나 항공기 안에서 폭발을 일으켰던 사례가 있다.

당시 이들은 지부티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했고, 2분 뒤 노트북이 폭발했다. 다행히 항공기는 비상 착륙에 성공해 70명이 넘는 승객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를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의 여객기는 항공기에 반입된 폭발물이 이륙 23분 만에 폭탄이 터져 탑승객 224명이 모두 숨졌다.

이후 IS는 선전 매체 다비크에 음료수 캔으로 만든 사제 폭탄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들이 이를 기내에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당시에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 직원이 평소에 뒷돈을 받고 마약과 무기의 기내 반입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CTC센티넬은 “테러 조직이 공항 내부자를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동료 직원으로부터 감시를 덜 받고 검색을 면제해줄 수 있는 내부자가 섭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집트에어 출발지인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지상직 근무자와 실종 여객기에 탑승한 직원의 동료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날 CNN방송에서 강조했다.

또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도 ”내가 아는 바로는 사고 여객기는 추락 전 카이로, 튀니스, 파리에 있었다“면서 ”파리 공항에서 폭탄이 설치됐거나 아니면 그 이전에 폭탄이 설치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 내무부는 과거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이 급진주의에 물드는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프랑스 내무부가 몇 년 전 발간한 문건에는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었다고 알려진 직원 중 출입이 제한된 보안 구역에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적혀있다. 또 ”공항에 있는 기간제 근로자 한 명 한 명을 모두 감시하는 일은 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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