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창조 프로젝트’ 하버드大서 비밀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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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내 인간게놈 모두 합성 목표”… 세계 유명과학자 150여명 모여
‘인간복제’ 생명윤리문제 비판 일자, “생물 세포 전반에 대한 논의” 해명

‘복제 인간’ 창조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인간의 유전체(게놈) 합성 프로젝트 회의가 하버드대에서 비밀리에 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하버드대 의대가 9일 보스턴에 전 세계 150여 명의 유명 과학자를 초청해 ‘인조 게놈’을 만드는 방법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과학자들에게 보낸 초청장에서 “10년 안에 세포계 안의 인간 게놈을 모두 합성해 내는 것을 목표로 그 계획을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사람의 유전자(DNA)를 구성하는 30억 개의 염기쌍 배열을 해독하는 게 목표였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게놈 합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회의는 논란을 의식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고 보안 유지를 위해 참석자들에게 언론 접촉이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를 요구했다.

인간 게놈을 합성할 수 있게 되면 생물학적 부모 없이도 복제 인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신의 영역으로 불려 왔던 인간 창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명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인간 복제는 종교적으로 커다란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논란이 일자 회의를 주관한 조지 처치 하버드대 유전학과 교수(사진)는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생물의 세포 전반에 걸쳐 게놈 합성 능력을 높이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NYT는 현 기술 수준에서 합성이 가능한 염기쌍은 200개 정도이며 합성 과정 역시 매우 어렵고 오류가 잦다고 전했다. 아직 인간을 구성하는 30억 개의 염기쌍을 모두 합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2003년 염기쌍 1개에 4달러였던 합성 비용이 현재 3센트로 떨어졌고 이런 추이가 계속되면 30억 개 염기쌍 합성에 드는 비용도 현재 9000만 달러에서 20년 안에 10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하버드대#게놈프로젝트#인간복제#생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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