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김 교수 “우버-에어비앤비 같은 혁신 기업들의 특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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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의 경영대학원(비즈니스스쿨) 학생들은 창업한 경험이나 대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경험이 없는 교수에게 고약한 질문을 하며 실력을 시험하기도 합니다. 학기 초 첫 강의는 그런 학생들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주재 한국총영사관 내 공부 모임인 금융시장연구회의 초청을 받아 ‘플랫폼 전략과 파괴적 혁신’을 주제로 강연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제리 김(한국명 김원용·41) 교수의 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06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학생들이 한 아시아계 교수를 겨냥해 ‘영어도 못하고, 강의도 못한다’는 이유로 수업료 환불 요구 서명운동을 공개적으로 벌였습니다. 그 교수는 자존심이 크게 상해 학교를 떠났고 운 좋게 그 자리에 제가 뽑혔습니다.”

김 교수는 부모가 미국에서 유학 중일 때 태어나 열 살 때까지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 중고교와 대학을 마쳤다. 그의 논문 ‘제약회사 평판과 신약 인가 사이의 (상관)관계’는 2010년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렸다.

김 교수는 이날 ‘플랫폼 전략이 왜 중요한지’를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교에서 강의할 때 나이트클럽을 예로 자주 든다”며 “장사가 안되는 나이트클럽을 살려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연구회 소속 뉴욕 주재 금융기관장들은 “술값을 낮춘다” “DJ를 바꾼다” “인테리어를 고친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 교수는 “근본적 대답이 되지는 않는다”며 “결국 ‘물 좋은’(매력적인) 남자와 여자의 즉석 만남이 나이트클럽의 핵심 기능인 만큼 그런 매칭(만남)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플랫폼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택시운전사와 승객의 만남을 주선하는 우버(Uber), 빈집이나 빈방 주인과 여행객을 이어주는 에어비앤비 같은 파괴적 혁신 기업들의 특징이 곧 ‘물 관리 잘하는 나이트클럽’처럼 플랫폼 전략에 성공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은 그곳에서 발생한 이익을 참여자들이 골고루 나눠 가지며 공생하는 생태계 구조인데 한국 대기업은 이익을 독식하는 방식에 더 익숙하다”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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