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토지상’ 받은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7월 2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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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브라질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한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는 지구의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발표가 있었다. 그날은 유엔이 정한 세계 사막화방지의 날이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이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기후변화·사막화 방지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생명의 토지상(Land for Life)’ 최우수상 수상자로 한국의 NGO단체인 (사)푸른아시아를 선정, 발표했다.

여기서 최우수상은 1등상을 의미할 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변화·사막화방지 분야의 NGO들에게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최우수 모델(First Priz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그 의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상을 수상한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을 만나 상이 가진 의미와 그동안의 몽골사막화방지사업에 쏟은 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먼저 축하드립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국제 규모의 환경상을 받았는데 이 상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이 상은 단순히 잘했다고, 우수하다고 주는 상이 아닙니다. UNCCD가 주목하는 것은 지속성과 확산성, 그리고 효율성입니다. 우리가 하는 사막화방지사업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기후변화국가들에게 확산 가능한가?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평가한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전 세계 기후변화·사막화방지 76개의 사례 중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한국의 NGO 푸른아시아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했다는 것이 저로서도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수상은 그 동안 이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한국 파트너들, 국제 파트너들, 지역주민, 활동가들, 자원봉사자들과 푸른아시아 회원들에게 확신과 용기를 주는 것이기에 특별히 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푸른아시아는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몽골 바양노르, 에르덴, 돈드고비, 다실칠링 등 5개 지역 450㏊의 땅에 조림지 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나무심기, 숲 가꾸기가 아닌 주민 참여를 통해 과실수 심기 등을 유도, 지역경제 살리기의 효과까지 거두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푸른아시아가 15년간 나무심기를 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농산물 재배, 지속가능한 토지관리, 토지복원, 삶의 질 개선 등 환경개선의 폭넓은 영향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어떻게 나무심기를 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참여시킬 것을 생각했습니까.
“기후변화와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은 토지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져 지역 주민들이 빈곤의 덫에 갇히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땅이 초지일 때는 유목민들이 양을 키우고 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지가 사막화되면 양도 키울 수 없고 말도 키울 수 없습니다. 유목민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겁니다. 결국 이들은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러 가 노숙자가 되는 등 ‘환경난민’이 되고 맙니다. 이 환경난민 혹은 피해주민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지 않고 또 도시로 떠난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생활개선과 자립모델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대한 과제가 됩니다. 나무를 심고 땅을 복원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생태계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지요. 저희는 땅도 살고 사람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지역 주민들과 함께 노력했습니다.”

UNCCD도 지난 17일 선정결과와 함께 발표한 자료에서 "몽골은 땅 78%가 사막화되면서, 거주민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푸른아시아는 현지주민 수천 명을 숲 가꾸기와 지속가능 농업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켰고, 2만5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를 조직, 조림에 투입했으며, 참여자들의 생계까지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 몽골 사막화방지사업으로 세계적인 큰 상을 받게 됐는데 특별히 몽골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몽골은 우리나라와 2000㎞ 넘게 떨어져 있는 먼 나라이지만 기후변화 차원에서 보면 우리의 이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봄, 가을, 겨울에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방사능과 함께 한국 사람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물질입니다. 그 대기오염 발원지는 중국이 아니라 몽골입니다. 그런데 몽골은 유목민들이 사는 초지였는데 어떻게 사막화되었을까요? 그것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선진국과 인접한 산업국가들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그 범주에 포함되고요. 몽골은 1990년대만 해도 황사 발생일수가 연 평균 20일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60일로 늘었습니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 온도 상승이 섭씨 0.74도 올랐을 때 몽골은 2.1도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호수가 1166개, 강이 874개 사라졌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 다음세대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기 위한 근본처방이 바로 몽골에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 몽골 외 환경개선에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없습니까.
“저희 푸른아시아의 환경복원 모델은 조건이 유사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우선 아시아의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합니다. 현재는 미얀마에 지부를 개설, 밀림의 파괴와 사막화현상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토지상은 지난 2012년 매년 심각한 식량문제, 물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사막화로 황폐화되고 있는 경작지(연간 12만㎢, 대한민국 면적의 1.2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가 혁신적인 모델을 발굴, 이 모델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했다. 그러므로 많은 국제활동가 및 단체들이 가장 받고 싶은 상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부상으로 주어지는 3만5000달러를 미얀마 사막화 방지 및 주민역량강화사업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더 많은 지역에 지속가능한 토지관리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푸른아시아는 지난 15년간 기후변화, 사막화, 황사 등 국제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한편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중심지가 몽골지역이다. 푸른아시아는 몽골에서 사막화방지를 위한 조림사업 뿐 아니라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생태자립마을(Eco Village)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에 지부를 설립, 지속가능한 토지 및 지역개발을 위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2006년 10월 지구환경기금(GEF) 공인 NGO로, 2010년 2월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특별협의단체로 등록됐다. 2010년 5월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D) 공인 NGO로 등록, 2011년 10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공인 NGO로 등록된 국제 환경 NGO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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