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군수시장 활짝” 서구 열강 뜨거운 구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모디 정부, 방위산업 규제 철폐

세계 최대 무기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대한 열강들의 구애가 뜨겁다. 프랑스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이 잇따라 고위 인사를 인도에 보내 무기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은 라팔 전투기 등의 지지부진한 수출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 그는 30일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 겸 국방장관과 협상을 벌였고 1일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프랑스가 수출을 추진하는 라팔 전투기는 126대로 가격은 총 150억 달러(약 15조1770억 원)에 이른다. 라팔은 입찰을 거쳐 최종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가격과 기술 이전 등을 두고 견해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더디게 진행돼 왔다.

다음 주에는 미국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 인도를 찾는다. 미국은 아파치헬기 22대와 치누크헬기 15대 등 총 280억 달러어치를 인도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매케인 의원은 “미국의 국방 능력과 기술은 인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수출을 지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도 7월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과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인도에 보낼 계획이다. 라팔 전투기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영국은 다른 나라와 함께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판매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인도에 가장 많은 무기를 수출했던 러시아도 2주 전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를 보내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에 공격용 헬기(Mi-35s) 구매를 제안했다가 인도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인도가 무기 수출국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는 현재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인 데다 무기 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인도는 2020년까지 세계 4대 군비 지출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파키스탄과, 티베트 남부를 두고는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무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온 인도가 방위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푼 것도 각국의 경쟁을 촉발한 이유다. 현재 인도에서 외국 기업은 기술 이전을 하지 않으면 방위 산업체 지분의 최대 26%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디 정부는 이를 사실상 철폐하겠다고 시사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인도#군수 시장#무기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