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농업강국 네덜란드, 비결은 ‘협동조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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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에서 소매까지 조직화… 일괄적 품질관리-마케팅
한해 매출액 2조원에 달해

유럽에는 덩치는 작아도 농업 하나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나라가 많다. 세계 농산물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유럽 국가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농산물 수출에서 유럽 1위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미국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농업 강국이다.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 작물 재배면적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꽃 무역의 60%를 차지하는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 비결은 뭘까.

네덜란드 농업의 경쟁력은 농가의 대규모화, 전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협동조합 형태로 유통을 조직화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는다. 과일과 채소 경매조합 11곳 중 9곳이 합병해 설립된 네덜란드 그리너리(Greenery) 농협은 유럽 최대 청과 도매회사다. 1250여 개 생산농가가 참여해 채소, 과일, 버섯 등 신선농산물을 다룬다. 생산에서 소매까지 체계적인 판매망을 갖추고 일괄적인 품질관리, 연중 상시 공급, 마케팅 및 수출전략 수립 등을 추진한 결과 연간 14억 유로(약 2조9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농가들이 한데 모여 생산하고 유통하다 보니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협상 때 가격 결정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농산물의 브랜드화 측면에서 벤치마킹할 만하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키위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제스프리(zespri)’는 뉴질랜드산 키위가 공통으로 채택한 브랜드다. 제스프리는 사실 키위 재배자 2600여 명이 모여 만든 기업의 이름이다. 1980년대 정부 보조금 폐지와 과당 경쟁으로 위기를 맞은 키위 농가들이 모여 100%의 지분을 나눠 소유하는 제스프리를 출범시켰다. 이후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판매량과 가격, 마케팅, 수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하고 농부들은 키위 생산에 주력했다. 환경친화적 생산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그 맛을 인정받으면서 제스프리는 현재 세계 키위 시장의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농업강국#네덜란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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