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귀속 찬성’ 크림반도, 역사적으로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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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3월 17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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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동아일보  DB
크림반도. 동아일보 DB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

크림반도는 지형적으로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로 돌출해 있는 반도를 일컫는다. 케르치해협을 두고 러시아와 인접해 있으며, 모스크바와의 사이에 장거리 버스가 운행된다.

크림반도는 온화한 기후와 항구 때문에 예부터 인근 국가에서 모두 탐내던 지역이었다. 북부지방은 1월 평균기온이 1℃인데 비해 남부에서는 4℃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케르치에서는 철광 생산과 아울러 제염업(製鹽業)도 이루어진다.

15세기 말경 오스만 투르크가 이 곳으로 진출하여 이탈리아인들을 쫓아낸 후에 이 곳에 있던 크림 한국(타타르 인)의 종주권을 인정받았다.

이후 제1차 러시아-투르크 전쟁(1768~1774년)에서 오스만 제국을 이긴 결과,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오스만 제국은 제2차 러시아-투르크 전쟁(1787~1792년)에서도 재차 패배를 인정해야 했고, 크림반도는 야시 조약에 따라 정식으로 러시아 제국에 병합되었다.

러시아 여제 예카테리나 2세(예카테리나 대제)는 타타르족을 상대로 인종 청소 정책을 시행했고, 대신 스위스와 독일 기독교도들을 데려와 살도록 했다. 크림의 타타르 인구는 5,000만 명에서 30만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크림반도는 자치 공화국이 되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주민의 일부가 독일군에게 협력했다는 이유로 전쟁이 끝난 뒤 타타르인을 비롯한 많은 비(非)슬라브계 주민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추방되었다.

1954년 크림 반도는 구(舊)소비에트연방의 회원국인 우크라이나에 편입되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로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가 되자, 크림 자치 공화국은 크림 반도를 러시아에 반환할 것을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일축했다.

이듬해인 1992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크림에 자치권은 부여했지만 독립은 불허했다. 1994년 1월 메쉬코프(Meshkov)가 크림 자치공화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크림반도는 독립 또는 러시아와의 합병이 추진되거나 무산되는 등 현재까지 정치적 혼란기를 겪고 있다.

현재 크림반도의 주민 67%는 러시아인이다.

한편, 크림자치공화국 주민들이 16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전역에서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러시아로의 귀속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미하일 말리셰프 크림반도 자치공화국 투표관리위원장은주민의 절대다수인 95.5%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러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일제히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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