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난징대학살 시작된 날 ‘국가 추모일’로 제정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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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도 지정… 日과거사 부정에 적극적 대응
“독도문제는 침략역사와 밀접”… 간접적으로 한국 입장 옹호도

중국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 왜곡에 맞서 일본군의 난징(南京) 대학살이 시작된 12월 13일을 ‘국가 추모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중국이 항일전쟁에서 승리한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 항일전쟁 기념일과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일 제정에 대한 결정 초안을 각각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초안은 다음 주 개최되는 전국인대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국가 차원의 기념·추모일을 지정하는 것은 아베 정권의 우경화와 과거사 부정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우익이 난징대학살을 계속 부정하는 것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외신 기자들에게 난징대학살 현장을 공개하는 등 국제 여론전을 펼쳐 왔다. 1937년 난징대학살 당시 중국인 30만 명 이상이 일본군의 총칼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쿼스(李适時) 전국인대 법제업무위원회 주임은 추모일 지정의 의미와 관련해 “일본 침략자들의 전쟁범죄를 폭로하고 침략전쟁이 끼친 엄청난 피해를 기록함으로써 중국이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세계평화를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주임은 이어 1945년 중국의 승리로 끝난 항일전쟁을 “중국 인민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정의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내년은 중국이 항일전쟁에서 승리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이와 함께 중국 외교부는 25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일본과 이웃국가 사이의 영토분쟁 문제는 모두 일본 군국주의의 대외침략 및 식민통치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일본을 비판했다.

그동안 한일 간의 독도 문제에 말을 아껴 온 중국 정부가 간접적으로 한국 측 입장을 옹호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국과의 공조를 적극 모색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 시마네(島根) 현에서 열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24일 홈페이지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동해 표기 또는 병기 노력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유포했다. 일본이 이런 동영상을 제작한 것은 최근 미국 등에서 한국의 동해 병기 노력이 성과를 내자 이에 맞대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베이징=이헌진 mungchii@donga.com·고기정 특파원
#중국#난징대학살#국가 추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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