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김정일 사망前 北급변사태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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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보고서… 캠벨 “모든것 협의”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내부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08년 9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확인된 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급변사태를 두고 정부 간에 대화한 사실을 확인하는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뒤늦게 조명을 받고 있다.

CRS의 ‘중국과 대량살상무기·미사일 확산’ 올해 보고서는 24쪽에서 “2009년 10월 14일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긴급사태(contingencies)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당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모든 양상’에 대한 대화를 인정했다”고 기술했다.

아시아 안보전문가인 셜리 칸이 쓴 이 보고서는 캠벨 전 차관보에게 누가 어떤 맥락에서 질문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양상’은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의 붕괴 등 다양한 급변사태는 물론이고 미중이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나 의회는 그동안 중국 정부와 북한 급변사태 관련 논의를 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민간 싱크탱크에 중국 전·현직 당국자들을 불러 공식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듣는 ‘1.5트랙’을 활용해 왔다.

캠벨 전 차관보의 발언은 2011년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질의응답이 이뤄진 2009년 10월은 그가 차관보에 취임한 지 4개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확인된 2008년 9월 이후 1년 1개월이 지난 때다. 캠벨 전 차관보는 당시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을 만나 “김정일의 수명이 짧게는 3년, 길어야 5년”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기술된 중국의 반응과 인식은 부정적이다.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북한을 미국과 한국이 38선을 넘지 못하게 하는 ‘완충지대’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도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지만 ‘북한의 안정’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장성택#북한#미국 의회조사국#중국#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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