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러더에 맞설 ‘스텔스 웨어’ 개발 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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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드론 망토 쓰고… 얼굴 숨기는 안경 끼고…

인간의 체온을 감지해 추적하는 것을 막는 ‘안티 드론 망토’(왼쪽)와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작동하면 빛이 방출돼 얼굴을 인식하기 어렵도록 고안된 ‘얼굴을 숨기는 안경’.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인간의 체온을 감지해 추적하는 것을 막는 ‘안티 드론 망토’(왼쪽)와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작동하면 빛이 방출돼 얼굴을 인식하기 어렵도록 고안된 ‘얼굴을 숨기는 안경’.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빅 브러더’는 ‘스텔스 웨어(Stealth wear)’로 막는다.

무인정찰기(드론) 감시위성 폐쇄회로(CC)TV 구글글라스 등 사생활을 침해하는 각종 감시 시스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장비의 개발 열기가 뜨겁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감시 장비와 얼굴 인식기술이 발전하면서 한순간도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에게 스텔스 웨어는 시의적절한 패션이 될 것이라고 NYT가 전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이후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텔스 웨어는 레이더망을 피해 비행하는 스텔스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텔스 웨어 분야의 선구자는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의 애덤 하비 교수. 올해 초 런던에서 열린 아트쇼에서 다양한 시제품을 내놓았다. 그는 항공 감시 장치가 인간의 체온을 감지해 추적하는 것에 착안해 열을 차단하는 ‘안티 드론 망토’를 선보였다. 소방관들의 소방복에 들어가는 반사 금속섬유를 응용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의 추적을 감추는 데 사용된 기술을 활용해 감시카메라의 포착을 피할 수 있는 화장법과 머리손질법도 제안했다. 원하지 않는 사진이 찍힐 때 갑자기 밝은 빛을 내 사진 속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드는 ‘발광다이오드(LED) 지갑’과 휴대전화 추적을 막을 수 있는 휴대전화 케이스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도 지난달 ‘얼굴을 숨기는 안경’을 개발했다. LED를 장착한 이 안경은 카메라가 작동하면 안경에서 적외선에 가까운 빛이 방출돼 얼굴을 인식하기 어렵도록 만든다. 뉴욕에 거주하는 기계엔지니어인 토드 블릿 씨는 구글글라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화 중에 구글글라스를 이용해 몰래 자신을 찍거나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스텔스 웨어의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보안 전문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시제품 단계여서 일반 대중으로 확산되기까지는 해결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빅 브러더#스텔스 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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