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후폭풍]獨연구소 “북핵 폭발력 40kt… 히로시마의 3배”

정부 발표보다 5배 센 위력

북한이 12일 실시한 3차 핵실험 폭발력이 40kt(킬로톤·1kt은 TNT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에 이른다는 독일 정부 산하 연구소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6∼7kt의 5배가 넘는 위력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이날 “연방지질자원연구소(BGR)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핵실험 폭발력은 40kt에 이르며 감지된 지진파의 리히터 규모는 4.9∼5.2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기상청과 지질자원연구원,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4.9, 일본 기상청은 5.2의 지진파 규모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USGS는 핵실험 직후 4.9로 발표했던 규모를 다음 날 5.1로 수정해 발표했다.

슈피겔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13kt이었다”며 한국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측정 결과를 축소 발표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 당국은 13일 핵실험의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활용되는 제논과 크립톤 등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는 데 주력했다. 스모킹 건은 ‘연기 나는 총’이란 뜻으로 범죄 현장 등의 결정적 증거를 의미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군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조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 대기를 타고 날아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집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동해안에 방사성 물질 탐지를 위한 이동식 제논 탐지기와 크립톤 탐지 장비를 설치했다. 동해상에는 대기 중의 방사성 물질을 포집하는 장비를 구비한 함정을 배치했다. 강원 원주 상공에는 KA-1 전술통제기가 투입돼 방사성 물질 포집에 나섰다. 미국은 핵실험 직후 동해 공해상에 WC-135W 특수정찰기를 투입해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고 있다.

육해공에서 포집한 물질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으로 옮겨 북한이 3차 핵실험 때 사용한 원료가 플루토늄(Pu)인지, 고농축우라늄(HEU)인지를 판단하는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포집된 방사성 물질 중에 제논이 많으면 플루토늄 핵폭탄을, 크립톤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우라늄 핵폭탄을 실험한 것으로 추정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육상에 설치된 고정형 정밀 제논분석장비(SAUNA)에서 포집한 시료를 1차 분석한 결과 제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크립톤이 아직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우라늄 폭탄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회 측은 “정확한 내용은 배와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형 탐지장비에서 포집한 공기 시료를 분석해 봐야 알 수 있고 3, 4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손택균·손영일 기자·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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