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등 양적완화가 세계 경제 회복 가장 큰 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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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금융완화-환율 전쟁’ 최대 쟁점화

“글로벌 경제 회복의 최대의 적은 ‘넘치는 돈과 환율전쟁’이다.”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제43차 세계경제포럼(WEF)에 모인 경제 및 비즈니스 리더들 사이에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하는 대대적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이 세계 경제 회복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막대한 돈을 풀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 인상 정책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면 자칫 2010년처럼 국가 간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다보스포럼은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전례 없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아베노믹스’로 엔저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와 환율전쟁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에는 ‘노(No) 성장, 금융완화-이 시대의 보통인가’라는 주제의 별도 세션까지 열린다.

알렉산더 슈만 독일 상공회의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3일 “일본의 무제한적 금융완화 정책 문제가 다보스에서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들이 정부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는 통화가치 절하 경쟁을 유발해 환율전쟁을 부를 수 있다”며 “정부가 중앙은행의 자율성을 해치며 공격적 통화정책을 압박하고 있는 헝가리 일본에서 위험 신호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드는 정책을 각국이 채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일본 정부를 겨냥했다.

실제 미국 영국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일부 개발도상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는 저개발국도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맞서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정책으로 맞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영국 중앙은행, 일본 중앙은행 등이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앞장서려다 보니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길을 잃고 있다는 것이 다보스에 모인 상당수 경제 관료들의 시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물가상승률보다 낮추고 은행에는 거의 제로 금리로 장기로 돈을 빌려주는 이례적 행동까지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일본 중앙은행은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내려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 개막식에서는 올해 세계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주민(朱民) IMF 부총재는 첫 공식 세션에서 “1년 전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를 고민했지만 지금 이 특별한 순간은 그때보다 훨씬 낫다”며 “그러나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도 이 자리에서 “유로존은 안정됐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더 나은 시장 규제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제대로 못하면 위기가 10년은 더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이인제 특사는 이날 다보스에 도착해 한국 경제에 큰 관심을 표명해온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을 만났다. 이 특사는 24일 미디어 리더스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의 경제 및 대외 안보 정책에 대한 구상을 밝힌다.

다보스=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아베노미스#다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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