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한 원자재값 상승… 자원국수주의로 전쟁 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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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세계 30대 생산-소비국 연합체 만들어 공조해야”

심각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칫 전쟁을 불러올 위험이 있으며 자원 국수주의가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영국의 싱크 탱크 채텀하우스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 정치가 원자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의 동요를 ‘뉴 노멀(new normal·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국 등 국가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정부와 기업이 ‘원자재 정치’로 표현되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원자재 가격 동요가 심각한 연쇄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정치적 과잉 반응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원자재 투기 때문에 금속과 농산물, 목재 및 화석 연료 등의 가격이 2000년 이후 147%나 상승했다”며 “2005년 이후 수년 만에 과거 25년 동안 상승한 것보다 거의 4배나 더 뛰었다”고 분석했다. 밀과 구리 등 기초 원자재 수요는 앞으로 20년간 더 커지고 생산량 증가에 대한 불안까지 겹쳐 가격 상승은 더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모든 국가들이 자원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제어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무역 분쟁을 초래해 환경 악화는 물론 가난한 나라를 더 굶주리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로 중국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등이 2008년 국제 곡물가격 급등 당시 수출 제한이나 세금 인상을 통해 원자재를 통제한 것을 들었다.

보고서는 이런 파국을 피하고자 세계 30대 원자재 생산 및 소비국이 연합체를 만들어 수급과 가격에서 공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또 식품 낭비를 줄이고 금속 재생을 높이는 것도 원자재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세계 최고경영자(CEO)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낸 보고서도 원자재 충격을 우려했다. 이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 둔화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위협 요소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53%에 이르렀다. 이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원자재값#자원 국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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