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허리케인 대비하라” 뉴욕 생필품상점 장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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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동북부 ‘샌디’ 상륙 비상
해안주민 37만명 보호소로… “모든 교량 불시통제” 경고도

미국 동북부 지역으로 향하는, 10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인 ‘샌디’로 인해 주요 피해 예상지역이 마비됐다. 대중교통 수단은 모두 멈췄고 식료품 마트는 비상식량을 마련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허리케인 상륙이 만조(滿潮)와 겹칠 것이라는 예고에 해안지역 주민 37만여 명이 긴급 대피하면서 유령 도시처럼 텅텅 비었다.

28일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의 버스와 전철, 철도가 모두 멈춰 섰다. 뉴욕 일대 주요 교량이 불시에 전면 통제될 수 있다고 알리는 경고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코니아일랜드 등 해안가 지역 시민 37만5000명은 필수품만 챙긴 채 서둘러 집을 빠져나와 정부 보호시설로 향했다. 워싱턴 뉴저지 델라웨어 코네티컷 등 동북부 7개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과 10월 폭설로 대혼란을 겪었던 주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주민들은 대규모 정전 사태 등에 대비해 식량과 랜턴 등을 사려고 상점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주 정부가 과잉 반응한다고 여겨질 만큼 대비하는 것은 샌디의 가공할 만한 파괴력 때문. 기상전문가들은 이번 허리케인이 다른 2개의 계절성 폭풍과 만나는 ‘하이브리드 스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트기류까지 겹치면서 허리케인의 중심에서 반경 282km에 이르는 지역까지 강한 바람의 피해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시속 20마일로 서북쪽으로 이동하는 샌디로 중부지역 시민들이 힘든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고 보도했다.

만조와 겹치면서 무시무시한 폭풍 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은 폭풍 해일의 잠재적 파괴 수치가 5.8로 최대치인 6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저지 일대의 파도 높이는 11피트(약 3.35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립해양대기청은 이번 허리케인을 1878년의 ‘그레이트 게일’과 1954년의 ‘헤이즐’에 비교하고 있다. 그레이트 게일은 1851년 허리케인 기상관측 이후 동북부 지역에 찾아온 가장 큰 허리케인. 헤이즐로 미 동북부와 캐나다에서 모두 176명이 사망했다.

정부와 기업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항공사는 5000편의 비행기 운항을 중단했다. 전력회사는 정전 피해에 대비해 복구 인력을 증원했고 전선 주변의 나뭇가지를 제거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엔지니어 세스 쿠이케마 씨는 약 1000만 가구가 정전사태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예보업체인 애큐웨더의 마이클 스미스 씨는 “샌디의 영향은 2005년 카트리나보다 크며 피해액이 1000억 달러(약 109조55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29일 플로리다 주 올랜도 대선 유세를 취소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장의 보고를 받고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주민들에게 야외에 머물지 말라고 했다. 각 학교는 학생들이 밖에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학부모에게 당부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샌디#허리케인#긴급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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