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美 QE3 조치 부작용 인플레 일부 현실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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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가치 절상 막아라”… 각국 ‘통화전쟁’ 조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 단행한 3차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 조치에 따른 부작용으로 우려됐던 인플레이션이 일부 현실화하고 있다.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매달 400억 달러(약 44조7400억 원) 규모의 주택저당채권(MBS)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앞으로 10년간의 미국 인플레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10년물 국채의 명목 수익률과 물가연동채권 수익률의 차이(BEI·break even inflation rate)가 17일 장중 2.73%까지 치솟았다가 2.58%로 마감됐다고 18일 전했다. BEI가 상승하는 것은 그만큼 인플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의미로 장중 2.73%는 2006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물 BEI는 연준의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주에는 2.35%였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의 전략가인 마이클 폰드 씨는 “연준의 정책 기조가 고용 촉진에 더 초점이 맞춰지면서 인플레는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세계 각국이 자국 화폐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에 착수할 가능성도 높아 ‘통화 전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어서 각국은 자국 화폐의 지나친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연준의 발표 후 달러화의 가치는 엔화에 대해 최근 7개월 내 최저치, 유로화에 대해서는 4개월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엔화 가치 상승세에 고심하고 있는 일본은 외환시장 개입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나카오 다케히코 일본 재무차관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너무 올랐다”며 “필요하면 외환시장에 매우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연준이 의도했던 고용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연준 내부에서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은 15일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서 “정확한 효과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조치는 인플레는 가중시키는 반면 고용 촉진에는 미미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17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화폐가치#미국 연방준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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