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강경 외교정책, 보수가 봐도 좀 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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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강경일변도 발언에 키신저 등 거물들 지지 유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08년 대선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선거를 1년 반가량 앞둔 2007년 4월 “매케인의 업적과 성격, 미국의 밝은 미래가 앞에 놓여 있다는 그의 신념은 올바른 지도자라는 확신을 들게 만들었다”며 일찌감치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

하지만 키신저 전 장관은 2012년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상황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아직 롬니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주변에선 “롬니의 강경한 대중국 무역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키신저 전 장관뿐 아니라 미국의 3대 원로 외교안보전략가로 꼽히는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포드 행정부) 같은 공화당 계열의 외교 거물도 롬니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역시 유보적인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롬니 후보가 외교정책에서 비현실적으로 강경 일변도 발언을 하고 있어 외교안보 원로들이 지지를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선 롬니 후보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개입을 꺼리는 태도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동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롬니 후보의 태도를 비판한 스코크로프트 전 보좌관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공화당에 정책은 실종되고 이름만 남았다”며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공화당은 많이 강경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 원로들은 롬니 후보의 외교정책이 지나치게 도전적이고 강경한 매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내건 거친 외교정책이 복잡한 고난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나중에 집권했을 경우 외교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고까지 생각한다는 것.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강경한 ‘네오콘’ 시대를 연상케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선거 유세 중에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롬니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 한층 실리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롬니#2012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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